소요유(詩,書,畵)

영화 '자산어보(玆山魚譜)' /흑백으로 보는 흑산이야기

푸른연꽃은 2021. 5. 5. 23:20

이준익 감독의 두 번째 흑백영화 자산어보(玆山魚譜)는 조선 순조 1년 '신유박해'때 아우 정약용과 함께 서학을 따른다는 이유로 흑산도에 유배 간 정약전의 이야기이다.

 

" 주자는 참 힘이 세구나"

 

유학을 국시로 삼은 조선에서 서학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한 정약전.

 

 

"홍어 다니는 길은 홍어가 알고, 가오리 다니는 길은 가오리가 안다'"

 

흑산도 유배지에서 주자와 조정에 실망한 정약전은

바다와 물고기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창대를 만나 서로의 지식을 나누기로 한다.

 

누가 누구를 도와주는 관계가 아닌 대등한 관계의 설정이 신선하다.

 

 

" 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

 

성리학과 서학을 익히고 흑산도에 유배 온 정약전,

학문을 통해 출세하려는 창대,

 

서학과 유학, 사물과 어류일지라도

 

"서로를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했던,

시대를 앞서 간 정약전의 고급진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