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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 : 청량사
경유 : 청량사 주차장-청량사-하늘다리-장인봉-원점회귀(편도 약 1.5KM)
유의점 : 정상까지 계단으로 가야 함. 화장실 없음. 주차비와 사찰 관람료 없음. 낙엽이 많이 쌓여 미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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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청량사만 보고 돌아오곤 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의 시간적 여유도 있고, 며칠 더 있으면 단풍 보러 오는 사람들로 산이 시끄러워질 것 같아
조금 일찍 청량사에 도착했다.
늘 그렇지만 등산에 자신이 없어 가장 간소하게 배낭을 꾸렸다.
고구마 한 개, 물 조금, 경주빵 한 개, 사과 반쪽, 초콜릿 한 개, 카메라, 경량 점퍼.
다른 날과 달리 하나를 더 챙겼는데 바로 셀카봉.
혹시라도 정상까지 간다면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다.
길은 청량사 초입부터 계속 오르막이다.
숲길이라 시야확보도 안되고,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없다.
끊임없이 오르는 길은 지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무념무상에 가깝게 된다.
내가 산을 좋아하고 산을 오르는 가장 큰 이유다.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오를뿐.
제법 오르니 반가운 '하늘다리'가 나왔다.
대부분 이곳에서 간식을 먹는데 나는 사진만 찍고 다시 장인봉으로 향했다.
열심히 올라 온 계단을 다시 내려가 허탈해지고 허무할 즈음, 그만큼을 다시 오르면 장인봉이 있다.
정상엔 아무것도 없고 밋밋하다. 그냥 내려가기로 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절창이다.
고은 시인은 등산을 많이 한 사람일까?
스캔들로 얼룩진 시인과 시는 별개일까??
힘겨운 오르막길에서 놓친 경치와 단풍과 소소한 바람 속의 낙화를 본다.
자연 걸음이 느려진다.
조심조심 내려가는데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많이 올라오신다.
잠깐이지만, 나도 저 나이에 이곳에 올 수 있을까? 생각을 해 본다.
하신길에 다시 본 청량사는 누군가 또 비질을 해 놓아서 마당이 말끔하다.
그의 정성이 너무 아름다워 청량사가 더 좋아진다.
배가 고프고 힘들지만 절집에 붙어 있는 찻집에 들렀다.
이름하여 '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다.
권해 주신 뜨거운 대추차를 마시며
창밖에 노란 단풍이 햇살에 부서지는 모습을 천천히 바라본다.
나의 절 탐방은 절집에 있는 찻집에서 주로 마무리한다.
절집에 있는 찻집은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 해 있다.
전남 강진 백련사 찻집이 가장 그러하다.
가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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