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의 계절,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

 

그런데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피는 꽃이 있다.

 

맥문동이다.

 

강릉 학산 시골집을 수리하고 묵은 돌담을 새로 예쁘게 쌓아 돌담을 배경으로 '뭘 심을까?' 하고 행복한 고민을 할 즈음,

옆집 수리를 위해 드나들던 조경사가 돌담 주위로 맥문동을 심으라고 권했다.

 

맥문동?

 

가만 생각해 보니 여름에 피는 꽃이 드믄대 맥문동 보랏빛꽃은 정말 예쁘겠다 싶었다. 돌담 주변은 습하고 자꾸 잡초가 올라와 골치였는데 멀칭도 되고 꽃도 예쁘니 금상첨화.

 

마침 집 근처 관동대 화단에 해묵은 맥문동이 검은 씨앗을 주렁주렁 달고 있어 눈여겨보고 있었고 소문을 들은 착한 동료들의 도움으로 두 봉지의 씨앗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 해 봄의 기운이 어른거리는 2월, 돌담과 집 경계 부분에 심었더니 발아율도 100%에 가깝고 어찌나 잘 자라던지. 지금도 집 주변에 목을 길게 빼고 피어난 보랏빛 맥문동이 눈에 선하다.

 

아무튼 여름,

 

이 더위에 밖을 나가기는 어렵지만

맥문동 꽃을 보며 

여름을 달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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