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생이 근무지가 바뀌었다고 했다.
내가 강원도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 그곳이 그녀가 새로 부임한 곳이다( 일부러 본인이 원했다고 한다.)
며칠 전 모처럼 시간이 난다고 해서 그녀의 근무지를 찾아 일찍 길을 나섰다.
가는 내내 산길과 차 한대 없는 터널을 몇 개씩 지났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산길. 길을 잘못 들었나 싶어 자꾸 내비를 확인하며 가길 1시간 30분.
가다가 보이는 깨끗한 시냇물이 좋아 차를 세워 물소리도 듣고, 벌써 싹이 나온 감자밭을 어슬렁거려본다.
정말 강원도 풍경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눈에 밟히듯 흔하게 보던 정겨운 풍경들!
그리고 도착한 그녀의 근무지 00 고등학교
시골학교라 학생수가 적고 학급도 적어 담임을 한다고 했다.
한 반에 4명이나 5명이 전부.
동료선생님이 기르는 버섯도 따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삼봉약수터에서 약수도 담았다.
작은 마을에 있는 작은 성당도 보고 작은 마을에 어울리는 작은 식당에서 맛있는 알밥도 먹고,
마침 예고한 대로 비가 조금씩 왔지만 가칠봉 산책을 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라 비가 조금씩 왔지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파란 이끼와 관중, 고사리가 지천이고 물은 어찌나 맑은지 다음에 또 오고 싶다. 아니 와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오는 길에 칡소폭포와 홍천 은행나무숲도 보았다.
고선생은 여전했다.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고 사람에 대한 사랑과 신에게로 향한 신실한 믿음과
늘 평정을 유지하는 모습은 수행을 게을리하지 않은 때문이리라.
다음을 약속하고 아쉬운 작별을 하며 오는 길엔 아쉬움만큼이나 세찬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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