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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흑백(black&white)

라이카 x vario 경조흑백, 나의 카메라 이야기 #1 그림자의 시간(동영상)

by 푸른연꽃은 2023. 1. 25.

 

몇 번의 카메라기변을 하는 동안 가장 내 곁에 오래 남아 있는 

나의 카메라

라이카 ' x vario' 얘기를 이제야 해 본다.

 

2013년 중고로 샀으니들여왔으니

어느덧 10년이 되어간다.

 

처음엔 뭐든지 척척 찍어 주는 니콘 플프레임카메라를 썼던 터라

빛이 조금만 부족하면 초점조차 못 잡고,

노이즈는 자글자글한 이 카메라로 난 무엇을 찍어야 할지

난감했었다.

 

여행을 즐기기 위해 사진을 접하게 되었지만,

비가 와도, 먼지가 많아도,

자꾸 부딪쳐도, 사진기술이 모자라도 잘 찍어주는 니콘 D700은

중국 오지여행을 못 가게 되면서 

무게와 부피 때문에

나와 멀어졌다.

 

게다가 인물사진을 좋아했으나 우리나라에서 인물사진은 결코 찍을 수 없고

초상권 때문에 찍은 사진조차 공개도 못하고 메모리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었으니

이젠 나의 사진생활에 변화가 필요할 때가 온 거다.

 

카메라와 렌즈를 모두 정리하고 충무로의 럭키카메라에서 거의 신동급인

라이카 x vario를 거금 170만 원에 사온건 나름 큰 결심이었다.

 

이 카메라는 이쁘고 참하지만 충격에 취약해서

어디 들고 다닐라 치면 꽁꽁 싸매고 덮고 유난을 떨어야 했다.

 

누구는 빨간딱지의 허세라고 카메라성능을 혹평하기도 했다.

 

아무튼 나는 이 카메라의 '경조흑백'모드를 좋아하고

컬러의 '생동감'모드를 좋아하게 되었다.

 

인도도 가고 모로코도 다녀왔으며

이젠 날씨와 상관없이 자주 들고 다니게 되었다.

 

카메라 만듦새는 매우 부실해서

어느 날 배터리걸림쇠가 망가졌다.

수리하기 싫어서 그냥 쓰고 있는데

가끔 먹통이 될 때가 많다.

 

지난해에는 고창에 가서 어쩌다 보니 렌즈캡을 잃어버렸는데

렌즈캡 값이 너무 비싸

지금은 캡도 안 끼우고 그냥 쓰고 있다.

 

 

 

지금은 카메라 성능이 워낙 좋아져 핸드폰도 웬만한 카메라를 능가하게 되었다.

이에 비해 x vario는 많이 부족한 카메라지만,

'경조흑백'으로 천천히 사물에 집중하며 찍다 보니

적게 찍으면서도 만족감은 더 높아졌다.

 

출사 후 집에 돌아와  큰 화면으로 보면 내 눈으로 본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결과물에 감탄할 때가 많다.

 

근래에 미니멀을 추구하며 많은 살림을 줄였고

미니멀 생활은 앞으로도 나의 숙제가 되겠지만,

 

단순한 흑백사진은 

꽤 만족감을 준다.

 

ISO 400 이상은 거의 안놓고

날아가는 새와 움직이는 아이들을 찍을 땐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하지만,

 

언젠가 사진친구들과 나눈 이야기인 즉

이젠 대상을 찾아 헤매기보다

평범한 대상에서 의미를 찾는

사진생활을 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카 x vario는 나의 오랜 친구로 내 곁을 지킬 것이고,

내가 사물을 바라보며 내 안의 성장을 이룰 때까지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 그런 의미에서

경조흑백 모드로 찍은 나만의 작은 사진전시회를 준비해 보았다.

 

제목 : #1 그림자의 시간

카메라 : 라이카 x vario (경조흑백 모드)

 

 

https://www.youtube.com/watch?v=kos5ykVNe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