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18. 목. 비
폭우의 연속이다. 새벽 4시에 잠이 깼다. 잠이 안 와서 날씨를 검색하고 뉴스를 접하다 6시에 우산을 들고 산책을 갔다. 평창강은 물이 불어 흙탕물이 흐르고 도로 곳곳엔 토사가 흘러 어수선하다. 밭의 흙이 유실되어 온통 흙투성이가 된 길을 걷고 돌아와 텃밭 정리를 했다. 아침으로 단호박과 잣죽을 먹었다.
오후 2시 30분. 선진농가 방문이다. 구들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꽤 높은 지대에 있는 농가엔 이미 10여 년 전에 귀촌해서 자리가 잡힌 농가가 있었다. 직접 기른 블루베리 주스와 간식을 내주었는데 주스가 너무 맛있다. 역시 직접 딴 신선한 과일의 맛은 따라올 수가 없다.
전직 강사였던 부부는 구선생에게 매우 필요한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 주었다. 덩달아 우리도 재미있는 평창살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방문을 일찍 끝내고 나와 선생님은 지명씨집에 차를 마시러 갔다. 나와는 세 번째 만남인데 나는 지명씨 덕분에 진주사투리가 너무 좋아졌다. 지명씨의 사투리는 왜 이리 귀엽고 나긋나긋하게 들리는지... ㅎㅎ
지명씨는 치매 걸린 친정엄마를 모시고 있었는데 5시가 되자 요양원에서 엄마가 오셨다. 지명씨 엄마는 지명씨 즉 딸을 못 알아보고 계속 남에게 이야기하듯 한다. 트로트를 좋아해서 지명씨가 틀어준 전국노래자랑을 재미있게 보셨다. 지명씨 엄마는 이쁜 치매에 걸리셔서 매우 조용하고 얌전하다. 하지만 지명씨의 하루를 보며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잠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오늘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그런지 일찍 숙면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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