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같은 오후의 시간을 벌어

강릉에서 비교적 가까운 보현사에 갔다.

가는 길에 하늘이 흐린것 같아

모처럼의 홀로 출사가 걱정 됐지만

비가 와도 괜찮아..

 

cd에 음악을 걸어 놓고

낯 익은 국도를 지나 한참 녹음이 지고 있는

대관령 자락을 눈여겨 보며

굽이굽이 돌아 보현사에 막 도착하니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다.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윈도우 브러쉬만 작동시킨채

셔터를 누른다.

 

 

 

소나기가 멈추자

숲내음이 마구마구 퍼지기 시작했다.

 

 

 

이곳은

나무와 돌과 풀잎들이

마구 몸 흔들며

춤추는 숲이 되었다.

 

 

사진을 배우겠다고 나서서

처음으로 찍어보았던

부도탑.

 

이생을 떠나 저승에 간 사람들의

돌무더기에서

난 살아있는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었다.

 

 

 

대웅전을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혹시라도 만나면

잘못이라도 빌어야 할것 같은 ,

두 눈이 부리부리한

저 분의 눈길에서

간신히 놓여나기만 하면

 

 

 

저 길 끝에

내 마음 놓아 둘

피안의 세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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