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 바다도 단숨에 갈 수있는 강릉에 살지만 가끔은 자연과 인간의 손길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곳도 가고싶다.
마음만 먹으면 집에서 차로 십분이면 넉넉히 갈 수있는 커피공장 테라로사!
소문을 듣고 남들은 몇 시간을 달려 오기도 하고 구석에 콕 박혀있는 이 집을 찾느라 헤매기도 하지만
나는 바로 지척에 있음에도몇 번 가보질 못했다.
이유는 커피때문이다. 나는 카페인에 약해서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잔다.
상태가 좀 심한 편이라 나이들고 부터는 아예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있다.
하지만, 커피냄새가 너무 좋고 마음이 통하는 지인들과 함께 하는 분위기와 수다까진 멀리할 수 없어
커피마시는 동료들과 함께 이곳에 오면 커피얘기로 꽃을 피우는 그네들이 무척이나 부럽다.
아무튼 테라로사를 가기위해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날씨는 근래 드물게 덥고 햇살은 강렬하다. 가는 길에 성불사에 들러 접사도 좀 하고
일부러 천천히 시골길을 음미하며 테라로사에 도착했다.
테라로사는 몇년 전 커피공장에서 시작했다. 그즈음 강릉시내가 들썩거렸다.
처음으로 커피공장이 생겼으니 말이다.
입소문에 의하면 이때가 참 좋았다 고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허름한 시골집을 정리해서 여러종류의 커피를 구비해 놓고 갓 볶거나 갈아낸 커피를 무한정 리필해서 한가롭게 마실 수 있던곳.
테라로사는 강릉 시내 문화의 거리에 분점을 내기도 했는데 오히려 난 이곳을 자주가는 편이다..
커피때문이 아니라 우습게도 난 빵을 사러 간다.
낮 12시가 되면 갓 구운 빵이 나오는데 하은이가 이곳의 곡물식빵을 무척 좋아하고,
난 여기서 만든 치즈크림빵을 좋아하는데 이 집 빵맛은 맛있기로 소문이 나있다.
물론 본점에선 음식도 하고 있다.
독일인 남편 에릭과 함께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한 문숙씨와 오랜만에 강릉에 온 친구 張와 함께 여기서 스파게티를 먹었었다.
양식에 문외한이긴 하지만 나름 괜찮았다는 기억이 있다.
아무튼 내가 이 더위에 이곳을 다시 찾은 이유는 느닷없이 커피향이 생각났기도 했고
무엇보다 타샤의 정원에서 본 붉은색 화분에 담긴 꽃이 보고싶어서 였다.
보통은 토분이라고 하는데 아파트생활을 오래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흙이 그리워진다.
그렇다고 전원주택을 살 수있는 건 아니니 타샤의 정원같은 책을 보며대리만족을 하곤하는 것이 어찌보면 내 사치이기도 한 취미 중 하나인데....
타샤가 꾸민 정원을 보면 감탄과 부러움이섞인 존경의 감정을 숨길 수 없다.
테라로사를 가기위해 강릉엘 왔다면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나와 관동대학교를 찾는것이 좋다.
관동대 정문에서 왼쪽으로 가면
차선이 좁아지면서 한적한 시골길이 나온다.
학산 오독떼기 전수관을 지나
법왕사 족으로 방향을 잡으면
테라로사 안내 표지판이 친절히 서 있다.
낮은 담을 사이에 두고지금 7월인데 정말 예쁜 꽃들이 피어 있다.
아담한 입구를 지나자 제일 먼저 눈에 띈건 마당을 환하게 만들고 있는 백합무더기...
그리고 드디어 보이는 토분에 심어진 작은 허브들..
마침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도 없고 종업원이 마당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물을 머금은 화초들이 더욱 싱싱해지고 토분색깔은 더 깊어 보인다. 건물 밖의 빛이 너무 좋아 한참을 찍다보니 내부 찍을 시간이 부족했다. 이제 막 싹을 틔운 커피 새순도 상자에 담겨 한 모퉁이에 있고.
저안에 들어가 못마시는 커피라도 한 잔 하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시간이 없어 할 수없이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며칠 뒤에 다시 오리라... ...... . 며칠 뒤 난 다시 이곳에 왔다. 물론 점심식사도 하고 남들이 마시는 커피는 구경만 하기도 했다.
호밀빵 샌드위치
그리고 갓 구워낸 여러가지 빵
창가 자리는 창을 통해 울창한 밤나무 숲이 보이고명품이라고 알려진 예쁜 커피잔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테이블도 있다.
각종 허브화분들이 놓여 있고
여러 종류의 커피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테이블도 있다.
같은 커피도 예쁜 잔에 담으면 기분도 새롭고 맛도 특별해진다.
강릉엔 이곳 테라로사 말고도 커피로 유명한 보헤미안 이라는 커피집도 있다.
예향과 문향의 도시, 전통을 지키는도시의 이미지가 더 강한 강릉이지만
이 두 곳의 커피전문점은 또 다른 강릉의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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