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꽃
그냥 놀러 간다고, 산책 간다고 생각했다.
골목이 우리에게 주는 잠언, 미학적 충고 등등은 잊어버리자.
베란다 너머로 햇빛이 폭포처럼 흘러들고 있으니까.
하늘은 높고 맑았고 날씨는 따뜻했으니까.
인생에 이런 한 나절 정도는 필요한 법.
조그만 가방을 메고
(가방 속에는 mp3와 평소 읽고 싶었던 책 한 권, 똑딱이 디카를 넣고),
발에 꼭 맞는 스니커즈를 신고,
맘 내려놓고
그냥
천천히 걷는 게다.
이 길 끝에 네가 서 있다면 좋을 텐데-최갑수의 골목 산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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