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암

 

-내가 茶를 만난 것은 1997년으로 기억한다.

이후 차에 관심이 생겨 그 해 봄, 대학 평생교육원에 등록하여 茶禮문화를 배웠다.

이곳에선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다도실습, 예절교육까지 프로그램이 알차게 진행되었다.

수료식을 마치고 나는 동포다도회 소속이 되어 강릉지역에서 열리는 다도회에 가끔 참석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이런 내게 동다송을 지은 초의선사의 일지암과 보성의 차밭 등은 꼭 둘러봐야 할 성지였다.

보성 주변의 차밭과, 제주도의 '오 설록'은 일찍이 기회를 얻어 둘러보았고,

멀리 보이차의 주산지인 중국의 '보이현'도 둘러 보았으나 정작 일지암은 가보지 못했다. 

 

-이제 시간에서 자유로워진 내가 일지암을 찾아 해남을 여행하기로 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먼저 대흥사를 찾아 부도밭에 있는 초의선사의 부도를 보았다.

문이 잠겨있어 먼 발치에서 볼 수밖에 없었으나 이제라도 만나게 된 것이 너무나 기뻤다. 

 

- 아직도 초의선사가 머물 당시의 샘에선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가져간 작은 물통에 가득담은 뒤 맛을 보니 달다.

이제 그동안 이곳을 찾지 못해 애석하던 마음이 모두 풀렸다.

숙제를 하고 난 홀가분함 같은 느낌. 행복하다.

 

* 이곳 암자에서 기르는 코기강아지가 있는데 어찌나 사람을 잘 따르던지 귀여워서 한참을 놀아줬다.

손 줘 라고 하면 얼른 손을 내미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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