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포대 현판 글씨 - 유한 지(1760~?) 조선 후기의 문인, 서예가

 

* 경포대

-명승 제108호,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호, 고려말 1326년 창건되었다. 여러 번 중수를 거쳤으며 현재의 모습은 1897년 부임하여 1899년까지 강릉 군수를 역임한 정헌시에 의해서라고 한다.

 

-조선초에는 태조와 세조의 순력이 있었으며 경포대에서 경포호를 바라보는 경관이 아름다워 시인묵객의 경승처로, 시문학 및 그림의 소재가 되었으며, 신라시대 호랑들의 순례처로도 알려졌다.

 

-율곡이 10세에 지었다는 경포대부와 숙종 어제시를 비롯한 명사들의 기문과 시판이 걸려있다.

 

 

 

* 삼가 박수량의 경포대 시

鏡面磨平水府深  거울 같은 경포호수 맑고도 깊어

只鑑形影未鑑心  형상은 비추어도 속마음이야

若敎肝膽俱明照  호수가 마음까지 비춘다면

臺上應知客罕臨  경포대에 오를 사람 몇이나 될까

 

* 어촌 심언광의 경포대 시

芙蓉不獨古名城  부용만이 유달리 알려진 고장일까

採採蘋花亦稱情  마름꽃 따는 광경 또한 정겹기만 하네

道察飛潛魚鳥在  새가 날고 고기 뜀도 모두가 깊은 이치

理包高下海山成  높고 낮음 분리하여 산과 바다 이루었네

 

江湖寂寂英雄去  영웅은 가고 없고 산하는 쓸쓸한데

天地悠悠日月行  천지에는 해와 달만 유유히 운행하네

仙訣未求醒醉外  취했다 깨는 길이 신선되는 비결이라

永郞殘石酒痕明  영랑 신선 노닌곳에 술 자국 완연하네

 

 

경포대를 늘 지나며 출퇴근한 적이 있다.

그때 직장은 초당동에 있고 집은 교동택지에 있어서

경포호수를 빙 돌아 출근하다 보면,

계절마다 바뀌는 호수의 물빛이며, 물고기들의 도약에 마음을 빼앗기기 일쑤였다.

 

경포대 주변의 꽃들도 너무 아름다워 가끔은 출근하다가

샛길로 빠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야근하고 돌아갈 때면

경포대에 색등을 켜놓은 것이 매우 신비로웠고

호수는 마치 영화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봄이면 벚꽃을 보러 가고

주변에 있는 금란정이나

근처의 해운정도 가끔 갔었는데

한참 사진에 관심을 갖던 때라 아침 일찍이나 빛이 좋을 때 찾았다.

 

지인들이 오면 으레 경포대를 가자고 해서 함께 걷지 못하면 차로 드라이브를 했다.

강릉 토박이 김 선생님은 경포 주변에 상가가 자꾸 생기고

박물관이 들어오거나

주차장이 넓어지는 걸 늘 경계했다.

언젠가는 해일이 온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실제로 2002년 루사로 수해가 났을 때 경포대 주변 상가가 침수됐고

나도 출근하다가 앞차가 물에 빠지는 걸 보고

깜짝 놀라 빽으로 나와서 혼비백산한 기억이 있다.

 

이제 경포대를 올라보면

호수를 둘러볼 수 있는 툭 트인 조망을 자랑하는데

근래에 엄청난 위용의 호텔이 들어서 바닷가 쪽 시야를 압도해 버린다.

 

경포대의 벚나무가 나날이 굵어지고 고목이 되던 어느 해

벚나무 몇 그루가 안타깝게도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지금 경포대 앞쪽은 그냥 언덕이지만 예전엔 그곳에 굵은 벚나무 몇 그루가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어 매우 아름다웠다.

이젠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다만 7번 국도에서 경포대 들어오는 입구의 벚나무들은 관리를 잘해서

해마다 멋진 경치를 보여 준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