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사랑
팔레스타인 광야의 천 년 된 올리브나무.
올리브 나무가 천년을 살아도 이토록
키가 크지 않는 건 사랑, 사랑 때문이다.
하루하루 온몸을 비틀며 자신을 짜 올려
사랑으로 피고 맺은 좋은 것들을 다
아낌없이 내어주고 바쳐왔기 때문이다.
보라, 구멍 나고 주름 깊은 내 모습을.
내 상처의 성흔을. 이 모습 그대로가 사랑이니
구멍 뚫린 그 자리에 신성한 잉태의 빛을 품고
오늘도 아이 같은 새순을 밀어 올리는
천년의 사랑, 천년의 올리브나무.
박노해작가의 시도 좋아하고, 흑백사진도 좋아하고, 현재진행형인 그의 삶의 여정도 좋아한다.
이번 전시회는 내가 좋아하는 올리브나무가 주제라 더더욱 감동이었다.
(나의 유튜브아이디도 올리브이다.)
어떤 이는 사진보다 글이 더 빛나고, 어떤이는 글보다 사진이 더 빛나곤 하지만
박노해작가는 글과 사진과 삶이 삼위일체처럼 보인다.
그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기쁜 일이다.
전시회를 보고 1층으로 내려와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허브차로 점심을 대신했다.
2층 갤러리 계단엔 지난번처럼 동백이 한창이었다.
한해를 잘 보냈는지 꽃도 더 탐스럽고 키도 조금 큰 것 같아 반가웠다.
....
집에 돌아와 그의 시집 중 하나인 '걷는 독서'를 읽었다.
말씀은 가만가만.
걸음은 나직나직.
마음은 한들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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