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17일. 월
숙면을 취해서인지 오늘도 일찍 일어났다. 내 발소리에 잠이 깰까 봐 살금살금 걸어서 산책을 시작했다. 오전 5시 30분. 오늘은 로봇잔디깎이를 설치한 집을 지나다가 주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주변의 집중 가장 맘에 드는 집이었는데 역시 집을 고치는데 꽤 많은 수고와 돈을 들인 집이었다. 뒷곁도 안내를 해 주었는데 멋진 뒷곁과 잔디를 가지고 있었다. 이 집의 매력은 집 앞의 소나무다. 너무 잘생긴 강원도의 금강송이다. 주인도 그 소나무 때문에 집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다고 한다.
산책 후 간단히 아침을 먹고 오늘의 작업, 옥수수 곁순제거가 시작되었다. 옥수수는 씨앗을 심기도 하고 모종을 심기도 하는데 나는 알갱이 3개를 한 구멍에 넣고 싹이 나면 2개만 남기고 제거했던 기억이 있다. 구들마을에서 심은 옥수수는 팝콘 옥수수고 씨앗으로 심었지만 벌써 곁순이 많이 자라 제거하기엔 좀 늦은감이 있다. 아무튼 뙤약볕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쪼그리고 앉아 곁순을 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모두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데 내가 보기엔 해가 뜨기 전 선선할 때 할 일이지 이렇게 더운 날 30도를 오르내리는 땡볕에서 할 일은 아닌 듯싶다. 2시간쯤 했을 때 내가 좀 쉬었다 하자고 제의하니 이제 그만하고 쉬라고 하신다. 좀 미안해서 30분 정도 더 하고 일단락 지었다. 이젠 근처 옥수수밭만 보면 모두들 '이 밭은 곁순제거를 안 했구먼' 하고 혀를 차며 웃곤 한다. 덧붙여 이젠 옥수수를 심어서는 안 되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그만큼 힘든 일이었다. 고추농사가 그렇고 배추농사가 그렇고 감자, 고구마 모두 농부의 땀으로 맺은 결실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소중하게 먹고 다루어야겠다.
땀 흘리고 난 후 오랜만에 학식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학식이란? 평창에 있는 서울대캠퍼스의 구내식당밥을 말한다. 오늘메뉴가 고구마닭갈비라고 해서 모두들 기대를 했는데 가격도 싸고 깨끗하고 맛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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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휴가갔던 원샘엄마가 흑산도에서 사 온 홍어로 밥을 대신했다. 7시엔 히노끼로 만든 족욕탕에 발을 담그고 밤하늘의 달을 보며 호강에 겨운 야외 족욕을 했다. 물은 따뜻하고 공기는 상쾌하고 하늘의 별은 초롱했다. 이렇게 감사한 일이 연일 생기니 정말 이곳에 잘 왔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10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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