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이민은 징홍에서 서너시간을 더 가면 만날 수 있는

아주 작은 마을 입니다.

비포장 도로에 숙소도 없어서 애를 먹었지만

와족들이 모여 시장을 여는 장구경만은 대단했습니다.

그 작은 마을이 들썩들썩 했으니까요.

 

후이민 장날은 일요일에 서는데 저는 토요일 오후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어쩐일인지 이 작은 마을은 주말이라 빈방이 없답니다.

진흙투성이에 정체불명의 똥이 낭자한 거리를 한참이나 헤맨끝에

아주 허름한 방 하나를 20원에 묵기로 했습니다. 

 

場에는 여자들만 오는것은 아니고 온 가족이 다 오는것 같습니다.

대개는 몇푼 안되 보이는 농산물이나 약초 따위를 팔고 필요한 물건을 구입해서

다시 왔던 곳으로 돌아가지요.

한켠에선 여느 장과 마찬가지로 펄펄 끓는 국물에 국수를 말고요,

새벽부터 내려 온 소수민족들은 따끈한 국수의 유혹을 기쁘게 받아드리죠.

저도 저곳에 쭈그리고 앉아 5원짜리 국수를 먹었답니다.

 

자세히 보니 약술을 팔러 온 아저씨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벌써 한잔씩들 하셨네요. 얼굴이 벌건것을 보니...

팔면 좋고, 못팔면 자기가 먹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지요. 

 저 대나무 속에 들어 있는것은 팔려고 가져 온 돼지입니다.

 

다음날 아침,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트럭이며 오토바이를 타고 꾸역꾸역 밀려오는 소수민족들을 보고

저는 너무 기뻐 탄성을 질렀습니다.

한번도 본적이 없는 와족과 라후족까지 왔으니까요.

  

 이 분은 꽤 오랫동안 신발가게를 기웃거렸습니다.

플라스틱 신발 한켤레를 만지작 거리며 한참을 들여다 봅니다.

아마도 가족 누군가가 신을 신발인가 봅니다.

돈이 모자르는 걸까요?

아님 크기가 걱정되는걸까요?

  

 장식이 너무나 아름다운 와족여인들은

너무나 순수하고 밝은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카메라를 두려워하지도 않고

낯선이에 대한 경계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지나는 버스가 이곳에서 잠시 멈출때면 버스안에 탄 승객들의 희둥그래진 눈동자가

차창밖으로 빼꼼히 나옵니다.

아마도 이런 장날풍경은 참 드물기 때문이겠지요.

 

후이민을 떠날땐 정~말 섭섭했습니다.

 

허름한 숙소의 창밖으로 보이던 차밭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후이민 시장풍경은 이번여행길에 만난 보석같은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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