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커(唐克)에 도착하던날 도

 날씨가 안 좋았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비가 늘 따라 다닙니다.

비오는 건 괜찮지만 비가 오면 날이 추워서 돌아다니기 불편해집니다.

더구나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는 더 그렇겠죠...

 

아! 비오는 날은 거리가 더 처량맞고 더 구질구질해 보이는가 봅니다.

탕커에 내리자 이처럼 황량한 마을에 과연 무엇이 있을까 ...?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끝에 있는 이 숙소를 발견하고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2층 창 밖으로 넓고 푸른 초원이 보인다는게

 얼마나 신나는 일이던지요...

 

120원을 내고 무조건 이 창이 있는 방을 찜했습니다. 딱 하루만요...

(다음날은 30원짜리 방으로 옮겼습니다.)

 

침대에 누워 창밖의 초원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거리로 나가보니 이곳 장족들이

오토바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곳곳에서 오토바이의 굉음을 울리며 좁은 시내를 질주하는 그들은

정녕 왕년에 초원을 질주하며

말을 부리던 유목민의 피가 흐르는 

아빠장족의 후예들 입니다. 

 

 

 

 

날이 추워서인지 사람들은 모두 얼굴을 가린 채 다닙니다.

 

물론 여자들은 화려한 천을 두르는게

훨씬 아름답고 남자들도 그렇지만,

대개는 그네들도 유행이 있는지

요즘 새로나온 목도리는 좀 새련되 보이기까지 합니다. 

 

  

숙소로 돌아오다가

 장족들이 주로 머무는 건물에서

만도린을 연주하고 있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이 사진을 보니 우중충한  탕커의 공기를 가르던

음악이 들리는 듯 합니다.

 

그 소리는 애절한 듯 하기도 하고 속삭이는듯 하기도 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내내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이들의 음악에 마음이 끌려

결국은 장족노래가 담긴 DVD를 샀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가끔씩 이 노래들을 들으면

과거의 시간 너머에 있는 그들의 거리를 걷는 듯한 

행복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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