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위엔(紅原) 초원은 사천성 북쪽 아빠장족강족 자치주에 있습니다.
규모가 크면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가도 가도 보이는 건 초원뿐...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초원이란 이런곳이구나... ...
하고 절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그런 곳 입니다.
잠깐 지도를 볼까요...
곳곳엔 넓은 초원과 마오뉘우(毛牛)라고도 하고
보통 야크(yak)라고 부르는 털소와
양,말 등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도로를 지나는 야크떼들을 위해 가던 차가 멈추기 일쑤이고요...
마을에 들어서니 초원의 도시답게
대부분 말을 타고 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을에서 조금 벗어난 곳은 바로 초원이구요,
그 초원에서 저는 한 가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반마초라는 이름을 가진 엄마와 4남매 입니다.
이들은 초원에서 전형적인 유목민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아빠는 도시로 일을 하러 나갔고
모든 일은 엄마 반마초가 맡아서 하고 있었습니다.
이 장족 여인은 (모자에 꽤 관심이 많아서 제 모자를 잠깐 쓰고 있네요...ㅎ ㅎ)
남편없이 드넓은 초원에서 개와 아이들과 야크와 살고 있었습니다.
손님을 보고 어느틈에 화장도 하고 나와서 반겨줍니다.
손님을 반기는 것 또한 이들 장족들의 긍정적인 성품을 보는것 같아
저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잠시 집안(천막 안)을 둘러보는 사이
보이지 않던 딸 반마치준이 야크를 몰고 돌아 왔습니다.
뜻밖에도 여리디 여린 소녀가 아침이면 야크를 몰고 나갔다가
저녁이면 돌아 온다니 새삼 우리나라의 9살 어린이들을 떠올려봅니다.
수줍은 미소와 해맑은 얼굴이 너무나 아름다운 9살짜리 반마치준은
한 눈에도 똑똑해 보이는 소녀였습니다.
소녀가 몰고 온 야크를
장남과 엄마가 애써 묶어놓고 있습니다.
천막주위에 많은 밧줄이 있었는데 야크들을 묶어 놓아야
내일 아침까지 안심할 수 있습니다.
힘쎈 야크를 끌어와서 묶느라 애쓰는 엄마를 도우는 건
역시!
믿음직한 장남입니다.
현재 중국은 많은 변화와 물질적 변혁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소수민족들 또한 그 소용돌이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더 많은 보수를 위해 가장은 도시로 나가고
젊은 엄마와 4남매는 아빠장족의 전통을 근근히 유지하며
초원의 유목민으로 살고있습니다.
장차 이 아이들이 자라서 유목민으로의 삶을
살아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고 있고 한어를 배우며
초원과 도시의 이중적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말입니다.
어떤 삶이 행복하다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만..
먼 조상부터 이들 삶의 터전인 이 초원에서의 삶을
떠나서도 이들이 행복하길 기원 할 뿐입니다.
엄마가 야크와 씨름하는 동안
쌍둥이는 팔씨름도 하고
야크를 다 묶은 엄마는 바지런히 또 할일을 찾아냅니다.
야크젖을 짜는 일 입니다.
소수민족 여인들의 삶은
나그네가 보기에 무척 힘들어 보입니다.
눈 코 뜰새 없이 늘~ 일을 하며 지냅니다.
집안 일이며, 동물을 거두는 일이며, 엄마와 아내의 일까지..
거기에 자수도 하고, 옷감도 짜고, 염색도 하고
농사도 짓고..
그러나 이 여인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미 한어를 익히고 한자를 쓸 줄 아는 형과
똘똘한 소녀 반마치준은
장족들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나그네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준비한 이 가족들의
마지막 이벤트는
장족들의 고유의상!
시대가 바뀌어 초원에서의 삶이 사라진다해도
아직 이들의 피속엔
자랑스런 초원의 아빠장족의 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걸
나그네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여행(해외) > 중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롱까(隴嘎)마을의 묘족 -중국 귀주성(貴州省) (0) | 2008.02.04 |
---|---|
사천성 성도(成都)의 두얼굴-중국 사천성(四川省) (0) | 2008.01.02 |
루오얼까이(若爾盖)의 화후(花湖)-중국 사천성(四川省) (0) | 2007.12.31 |
티벳 의학 사원-다자스(達札寺) 중국 사천성(四川省) (0) | 2007.12.24 |
루오얼까이(若爾盖)-버터를 만드는 다정한 모녀 중국 사천성(四川省) (0) | 2007.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