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 암자로 가는 길>이란 책을 참 인상 깊게 보았었는데
이 책은 정찬주씨가 시골 사며 느낀 것을 기록한 것이다.
그중 내 마음에 걸러진 글을 소개한다.
노자가 말했던가.
식영 息影이란 단어가 있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그림자가 쉰다 는 정도일 터이다.
숲 속으로 들어 가 본 사람은 안다.
숲 속에서는 사람의 그림자가 사라진다.
저잣거리를 떠나니 시비에 휘말릴 일도 없고
그림자도 쉬게 되니 좋다.
예전 인도의 상류사회에서는 임간기林間期라는 것이 있었다.
자식을 다 키워 놓고 늘그막에 숲으로 들어가
자연을 스승 삼아 사는 기간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렇다고 나는 내가 은둔해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나는 늘 저잣거리에 사는 사람들과
한 뿌리로 연결 되어 있다고 믿는다.
저잣거리에 가슴시린 소식이 들려오면
나도 마찬가지로 가슴이 아파지는 것이다.
처마 끝을 스치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때로
가슴이 답답해질 때면 나도 이 시대를
함께 호흡하는 동시대인이란 것을 깨닫는다.
그러니 이 산중에서 게으름을 피우거나 내 질서를 지키지 못한다면
나는 힘들게 사는 저잣거리의 사람들에게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이 책 중에 지은이가 자신의 집을 아래쪽의 큰 절과 자연의 이치를 생각해
북향으로 앉힌 이야기는
늘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내가 먼저 라는 생각을 하며 사는 우리에게
좋은 의미를 남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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