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보자면 안인은 나의 첫 번째 바다이다. 하지만 순서로 따져보면 안인은 나의 세번째 바다이다. 나의 첫번째 바다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서해의 대부도 바다이고 나의 두 번째 바다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난 경포바다다. 나의 세번째 바다 안인은 대학교 1학년 때 만났다. 춘천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가톨릭 학생회의 여름 MT를 하러 강릉에 오게 되었고 이곳 안인 공소에 짐을 풀었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안인은 바닷가의 아주 작은 마을, 그러나 넓은 바다... 그때만 해도 내가 먼 훗날 강릉댁이 될 거란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올해는 강릉에 온지 10년째 되는 해이다. 강릉에 살지만 주로 바다를 보러 갈 땐 사천이나 주문진으로 간다. 가끔씩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하조대나 낙산사를 가고... 하지만 안인을 다녀온 다음 날 새벽 나는 또 안인을 찾았다. 달뜨는 저녁을 보고 다음 날 새벽 해 뜨는 안인을 보고 왔다. 안인에서 자꾸 만나게 되는 노인이 오징어에 걸려 사진에 찍혔다. 노인은 안인을 찍는 내 시야에 자꾸 등장한다. 아니 내가 노인을 쫓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노인에겐 슬픈 사연이 감지된다.아무런 대화도 없었지만 직감이다. 노인의 사연이 궁금해서 나는 또 안인에 갈지도 모른다. 안인은 나의 세번째 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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