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치악산 비로봉까지 가려던 것은 아니었다.
날도 흐리고 몸은 찌뿌드하고, 어깨 통증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 구룡사 계곡 물이나 보러 가자 했다.
평일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계곡 주변엔 산딸기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한 움큼 따서 모아 입에 넣으며 이게 웬 호강인가 싶어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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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렴폭포까지는 시원한 계곡과 산딸기 밭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정표를 보니 비로봉 정상까지 3키로 남짓.
여기서 멈춰야했다.
지인들은 모두 치악산은 만만하게 보고 가면 안 되는 산이라 했다.
악(岳) 자 들어 간 산이라고.
더구나 난 허약체질에 저질체력.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절대 함께 등산하지 않는다. 민폐 끼치기 싫어서.
하지만, 조금만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내려오지 하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결국은 비로봉 정상까지 갔다 왔다.
일기예보엔 비가 안 온다고 했건만,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길은 미끄럽고,
안개는 자욱하고, 사람은 한 명도 안 보이고.
0.7km를 앞두고 참 많이 갈등했다.
내려갈 일을 생각하니 기가막히고 두려웠다.
자연에 대한 두려움,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힘 앞에 내 자신이 너무 무력해 보였다.
장장 7시간을 걸었나 보다.
내려오는 길은 더더욱 힘들었다.
무릎도 아프고 다리가 후들거려 조심 또 조심.
오전 8시에 출발해서 내려오니 2시 가까이 됐다.
근처 식당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으니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는 안도감에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산행코스>
구룡사-사다리병창-비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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