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운림산방-명승 제80호(안내문 참조)
진도 운림산방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小痴) 허련(許鍊1808~1893) 선생이 말년에 그림을 그렸던 화실로 첨찰산 주위에 있다. 1982년 소치의 손자인 남농 허건이 복원하여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선생의 본관은 양천, 자는 마힐, 호는 소치이며 초명은 허유이다. 20대에 해남 대둔사의 초의선사에게 학문을 익히고 추사 김정희 문하에서 서화를 배워 일세를 풍미하는 남종화의 대가가 되었으며 시, 서, 화에 뛰어나 삼절(三絶)이라는 칭송을 받은 그의 작품은 강한 느낌을 주는 갈필(마른 붓질) 산수가 주를 이루지만 노송, 모란, 괴석 등 문인화 또한 일품이다.
선생은 헌종의 총애를 받아 임금의 벼루에 먹을 갈아 왕을 상징하는 '화중지왕'이라는 모란을 그려 바쳤고, 왕실 소장의 고서화를 평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화가로 추앙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59세에 운림산방을 그린 '선면산수도'와 스승 김정희의 초상, 묵모란, 파초 등이 있으며 꿈처럼 지나간 세월을 기록한 몽연록이 수록된 '소치실록'이라는 자서전을 남겼다.
진도에 있는 운림산방은 소치 허련의 화맥을 통해 200여 년 동안 5대에 걸쳐 9인의 화가를 배출하였고, 선생의 화혼은 후배들을 통하여 지금도 찬란하게 진행되고 있는 '살아 있는 미술관'이다.
-햇빛이 뜨거운 날 운림산방에 도착하니 하필이면 운림산방이 공사 중이었다. 밖에서 사진만 찍고 미술관과 드넓은 정원을 다니다 보니 힘이 들어 입구 매점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며 땀을 식혔다.
무엇보다 허련선생의 집안에 9명의 화가가 나왔고 그들 한 분 한 분의 작품을 보면서 참 행복한 집안이구나 싶었다.
남도에서 강진, 해남을 거쳐 진도에 이르고 보니 이곳에서 자주 마주치는 정약용, 초의선사, 김정희, 허련 등의 낯익은 이름과 지역이 별개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남도의 풍부한 먹거리와 산수, 그리고 예술적 영감을 잘 드러냈던 역사 속 인물들.
남도는 많은 보물을 가진 축복받은 땅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가는 길에 또 다른 진도의 유명인사, 송가인의 집을 찾았다.
요사이 진도의 가장 핫한 장소가 아닌가 싶게 곳곳에 송가인의 얼굴이 보인다.
암튼 진도는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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