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한 꽃이 있다.

나는 그냥 '제비꽃'이라고 하지만 정식 명칭은 '아프리칸 바이올렛'이다.

꽃말은 '작은사랑'

 

다음 백과사전에 

<흔히 바이올렛이라고 줄여 부르는데, '아프리칸 바이올렛'이 정식 명칭이다. 환경만 맞으면 일 년 내내 꽃이 피기 때문에 꽃이 없는 한 겨울에도 사랑받는 식물이다. 실내 원예식물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꽃 색상이 다양하고 꽃 모양도 갖가지다.>라고 되어 있다.

 

지난 기록을 찾아보니 2010년에 사서 지금까지 내 곁에 있는 꽃이 바로 바이올렛이다.

이 꽃을 처음 봤을 땐 싸고 조그마해서 맘에 들었다.

그런데 추운 겨울에도 햇빛 잘 드는 곳에 두었더니 꽃을 잘 피웠다. 

어느 해는 한 달 동안 꽃을 피워 놀라기도 했다.

지금 집에 핀 바이올렛은 두 달이 되어간다.

 

바이올렛의 장점은 차고 넘치지만 또 하나 있다.

바이올렛은 꽃가루나 꽃잎을 떨어뜨려 주변을 더럽히지 않는다.

피었다가 질 땐 그 자리에서 가볍게 말라버린다.

얼마나 깔끔하고 단아한지.

나도 나중에 저렇듯 깨끗하고 단정하게 죽었으면 싶다.

 

바이올렛은 여러 종류의 색이 있지만

난 보라색을 좋아해서 진보라와 진분홍 두 종류만 길렀다.

 

바이올렛은 물을 좋아하지 않아 건조하게 관리해야 한다.

봄에 잎을 잘라 물꽂이 하면 뿌리가 내려 번식시키기도 쉽다.

물을 줄 땐 잎에 물이 닿지 않도록 저면 급수해야 한다.

 

토분도 잘 어울리고 작은 도자기 화분에 길러도 좋다.

한동안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분양해줬는데

나만큼 바이올렛을 좋아하고 길게 키우지는 않는 듯하다.

 

누가 뭐래도 제비꽃은 나의 반려식물, 나의 반려화이다.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기르고,

시골 학산 집에서도 기르기 위해 자리를 옮겼지만,

자리 타지 않고 화들짝 놀라게 할 만큼 예쁜 꽃을 피워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추운 1월 2월의 겨울 창가를 화려하게 장식해 주니

나는 이 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4,5월쯤 꽃집에 가면 화려한 꽃들에 쳐져 귀퉁이에 밀려 있는 모습을 종종 보곤 한다.

이때 싸게 사다가 잘 다듬어 주면 그 해 겨울, 아주 예쁜 꽃으로 보답할 것이다.

 

날이 갈수록 코로나로 밖에 나다니는 게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그래서 봄이 가까이 왔지만 출입도 자제하고 있다.

이런 날 창가에 피어있는 이 녀석과 함께 광합성을 하며

햇볕의 위로를 함께 받는 일이

요즈음 나의 루틴 아닌 루틴이 되었다.

 

아주 오랫동안 꽃을 피우고 늘 거기에 있어 준 나의 바이올렛!

넌 나의 찐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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