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에서 진부로 가는 길에 행정공소가 있다.

오래전부터 소금강 등산길에 가끔 둘러보았는데 그때는 작은 건물만 오도카니 있었다.

이번에 주문진에 갔다가 생각이 나서 들렀더니

주변에 있던 식당(시골밥상?)도 사라지고 마을 입구까지 전혀 다른 곳으로 변모되어 있었다.

 

언젠가는 공소 주변에 매물로 나온 작은 집을 구입하려고 왔다가

잠깐 둘러보고 가기도 했다.

 

아무튼,

아무도 없는것 같아 올해 첫 매화도 보고 고양이와 눈 마주치기도 하며 잠깐 쉬고 있었는데

인기척을 느끼고 신부님이 나오셨다.

덕분에 잠깐 기도도 할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숙소에서 나와 일출을 기대하고 소돌바위까지 걸었다.

평일이라 인적도 없고 한기도 있어 좀 망설여졌지만, 카메라를 챙기고 걷다 보니 더없이 좋았다.

오늘따라 잔잔한 파도와 해조음.

 

깨끗하게 관리된 모래사장. 멀리 보이는 오징어 집어등의 어화들.

늘 보아온 아름답고 평화로운 어촌의 일상들.

이런 것들이 나는 가끔 그립다.

 

고요의 바다에서 산책을 즐기다 보니 어느덧 소돌바위에 도착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빨갛게 물들기 시작하더니

그새 해가 떠 올랐다.

 

사실 나는 강릉에 살면서도 일출은 몇 번 밖에 못 봤다.

언제던 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게으름을 피웠기 때문이다.

 

언제 보아도 마음을 흔드는 일출이고

경건한 시간이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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