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가끔 외식을 하려면 기업도시의 '채선당'을 즐겨가지만,

특별한 날엔 특별한 곳이 필요하기도 하다.

 

맵거나 짜거나 인공 조미료,

또는 각종 가루를 타서 국물맛을 진하게 내는

음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럴 땐 차라리 집밥을 먹는다.

 

차려진 음식을 보면

만든 사람의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조금은 묻어나기에

좋은 식당을 만나는 것은 행운에 속한다.

 

영월 동강사진박물관을 다녀오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미리 찾아두었던 '소롯길'에 갔다.

 

전에 성황숲을 다녀왔기에 길이 익숙했고

오롯이 겨울풍경을 담고 있는 숲 속에 자리하고 있어

사방이 고즈넉했다.

 

내부는 그런대로 투박한 멋이 있었는데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바로 '화목난로'와 

한때 좋아했던 가수 '조르쥬 무스타키'의 LP판 표지 장식이었다.

 

 

나무 장작이 타는 냄새는 정말 오랜만이라

나는 난로 가까이에서 부러 몸을 녹이고

음식을 시켰다.

 

메뉴는 단출해서 그냥 산나물 정식으로 정했더니

누룽지 탕수와 샐러드가 먼저 나온다.

 

나물들은 부드러웠고,

간도 세지 않았으며

전체적으로 모든 음식이 과하지 않았다.

 

집에 가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지 않아도 되는 맛이다.

 

오래전 진부에서 근무할 때 가끔 들렀던 숲 속의 산채비빔밥집과 너무 비슷해서 

기시감을 느꼈다.

 

날이 풀리면 주변 산책 겸 

심심한 음식이 필요할 때 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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