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네플릭스에서 요사이 화제인 '지옥' 전편을 보았다.

나는 절도 좋아하고 성당도 좋아하지만,

영화에서 보이듯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길을 잃고 네비가 가라는 대로 왔다 갔다 하다가

도로 옆 장의사 옆에(성당 위치가 참 재밌다 장의사 옆이라니!)

위미 경당이 보였다.

 

규모가 작은 성당을 경당이라 하는데 

위미 경당은 작은 경당은커녕 '비닐하우스 경당'이었다.

추위와 바람을 어찌 막을까 싶게 누추한 이곳에 자연 발길이 멈췄다.

 

다행히 문이 열려있었고 정말 소박한 곳에 예수님과 마리아상, 그리고 제대가 있었다.

저절로 무릎이 꿇어지는 엄숙하고 고요한 경당이다.

너무 크고 대단하게 지어진 성당을 많이 봤기에

이 경당은 더욱 아름답다.

 

몸을 낮추고 보니

더 낮은 창 아래 주홍빛으로 탐스럽게 익어가는 귤밭이 보인다.

 

마음이 가난한 이를 위해 오신 예수님!

사랑을 나누기 위해 오신 분,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추신 분을

오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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