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은 히말라야를...

 

비록 히말라야 정상은 아니지만 멀리서나마 마차푸차레를 보기 위해

새벽 3시에 어둠을 뚫고 일행과 함께 길을 나섰다.

 

대부분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해돋이를 보기 위해 나섰지만

정말 숨이 가쁘고 칠흙처럼 어두운 밤은 두렵기도 했다.

 

어슴프레 도착한 전망대엔 벌써 각국의 별별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매일 뜨는 저 해가 왜 여기에서 더 의미가 있는지 곰곰 생각하며

눈이 빠져라 산을 쳐다봤다.

 

이윽고 사람들의 탄성과 감동의 외침과 함께 햇살이 퍼지기 시작했다.

 

멋지다.

 

내 생애에 히말라야 근처도 와 보았구나...

 

아마 그때부터 산에 대한 열망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아님 그 전 어린 시절 언제부터인가부터였을까?

동네 앞산 뒷산을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

철없던 그 시절에도 산이 좋았나 보다.

 

산을 보고 내려오다 보니 페와호수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https://www.youtube.com/watch?v=NoIIw5q0Qwo&t=91s 

 

 

파슈파티나트(Pashupatinath) 사원은 바그마티 강변에 있는 힌두사원으로

힌두교인들의 화장터이기도 하다.

 

도착하니 벌써 화장의식이 열리고 있어서

차마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망원으로 한 생을 마감한 사자와

그 가족들의 슬픔을 고스란히 느끼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삶과 죽음의 현장이 곧 지금 나의 현재이기도 하다는 마음.

또 죽음을 배운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사진을 찍기로 했다.

 

얼마 못 가 나는 슬픔에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이 쏟아졌다.

예전 티베트의 조장을 보며 느꼈던 죽음과 허무가

나를 괴롭혔다.

 

지금도 사진을 보면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기억난다.

 

어제 철학자 강신주의 강연을 듣다가

강의 도중 나오는 공(空)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와는

조금 다른 감정이다.

 

空을 생각하다가 또 눈물이 나왔다.

 

 

 

 

스와얌부나트 (Swayambhunath) 사원은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중의 하나로

라마교 성지이기도 하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수행자 , 사두

 

 

 

 

 

 

 

새벽에 설산을 보고 오느라 잠을 설치고 도착한 호수의 아침은 너무나 평화로웠다.

폐와 호수는 호반의 도시 춘천,

내가 1년간 살았던 소양강 '위도' 선착장에서 본 아침 풍경과 너무도 닮았다.

 

동이 트면 또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배를 타고 나가 물고기를 살피거나,

손님을 태우고 멀리까지 노를 저어 가는 사람들.

 

이곳에서 만난 네팔인 한분은 우리나라에 돈 벌러 갔었다고 하며

일한 곳이 '인천'이라고 한다.

한국인임을 알아보고 먼저 와서 말을 붙이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일하며 나쁜 추억이 있었던 것은 아닌 듯해서 안심했다.

 

호수는 고요해서 노 젓는 소리, 물결이 일렁이는 소리까지 들린다.

 

잔잔한 물위를 날고 있는 새들을 보며

나는 카투만두에서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천천히 호수 주변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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