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가 불편했던 고인은 2001년 유방암에 걸렸으나 두 번의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은 끝에 회복됐다. 그러나 2004년 9월 척추로 암이 옮아왔다. 신은 인간의 계획을 싫어하시는 모양이다. 올가을 나는 계획이 참 많았다. 장교수는 당시 3년간 본지에 연재하던 칼럼 장영희의 문학의 숲 중단을 알리는 마지막 글을 이렇게 시작했다. 이어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 고 나는 믿는다 고 썼다. 이런 다짐대로 그는 오뚝이처럼 병마를 이기고 이듬해 강단에 다시 섰다. 그러나 지난해 암이 간까지 전이되면서 학교를 휴직하고 최근까지 치료를 받아 왔다.

 

장영희교수는 최근까지 에세이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샘터)을 마무리하느라 바빴다. 유작이 된 이 책 프롤로그에서 그는 생각해 보니 나는 지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기적을 원한다. 암에 걸리면 죽을 확률이 더 크고, 확률에 위배되는 것은 기적이기 때문 이라며 삶에 대한 강한 집념을 적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 이라며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그는 이제 이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조선일보 2009.05.11일 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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