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텃밭에서 논다 ㅎㅎ
비가 월요일쯤 온다는 예보가 있기에 아침 일찍 종묘상엘 갔다.
벌써 갖가지 씨앗이며 농기구가 나와 있고
텃밭에 심을 모종들이 저를 데려가세요 하듯 진열되어 있었다.
모종을 보자 마음이 바빠진다.
초보 농사꾼이라 이것도 심어보고 싶고, 저것도 심어야 할 것 같고...
하지만 몸이 힘들 것 같아 몇 개만 사 가지고 왔다.
가지 모종이다.
4개를 샀는데 보랏빛 꽃이 예뻐서 꽃도 볼겸 맛있는 가지도
먹을 겸해서 심었다.
상추!
무려 10개를 샀는데 전에 너무 많이 심으면
따기 바빠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눠먹으면 되지 뭐..
작년에 심었던 딸기인데 전 주인이 버린 걸
내가 밭에 옮겨심었더니 요렇게 꽃이 피었다.
딸기는 첨인데 꽃핀걸로 보아 올핸 빨간 딸기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하긴 사람들이 따가서 먹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년에 심었던 것이 올해 추위에도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대견하다. 잘살아라 하고 물을 듬뿍...
들깻잎 모종이다. 5개 심었는데
아주 잘 자라기 때문에 따로 손길이 필요치 않은 놈이다.
쌈 싸 먹을 요량으로 심었고 좀 있다가 씨앗을 뿌릴 예정이다.
전에 한번 심었었는데 들기름이 꽤 많이 나왔었다.
생각만 해도 고소하다..
이건 백합 구근이다.
인터넷으로 3개 주문했는데 무려 6개가 와서
나를 기쁘게 해 주었다.
노란색으로 샀는데 사실은 더 심고 싶지만
너무 비싸서 내년에 더 심을 까 생각 중이다.
텃밭에 오다가 주차장 부근에 피어있는 제비꽃을 옮겨다 심었다.
너무 예쁘고 앙증맞은 제비꽃.
조동진의 노래 <제비꽃>을 흥얼거려본다.
옮겨 심어서 죽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비가 그친 후
달려가 보니 풋풋하게 살아 있어서 흐뭇했다.
역시 야생화의 생명력이란..
춘란 春蘭이다.
이건 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할만한 아이이다
예전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원예과에 입학한 친구가 실험용이라며
한뿌리 준 걸 내가 갖고 있다가
엄마에게 갖다 주었더니 엄마가 무지하게 잘 길러주셔서
화분에 가득 차게 불려놓으셨다.
작년에 집에 가니 엄마가 추워서 기르기 힘드니 따뜻한 강릉으로
가져가라기에 집 베란다에 두었다가 깜빡 잊어버렸다.
올해 너무나 추워 군자란도 냉해를 입어 잎이 얼었는데
베란다에 나가 보니 이 아이는 새파랗게 살아 나를 감동시켰다.
텃밭에 옮겨 심었더니 옆집 반장 아저씨가 귀한 난을 밭에 심는다고 난리다.
훔쳐간다고...
그런 걱정까지 해야 하나 싶어 좀 우울했지만 그냥 심었다.
잘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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