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다보면

치악산 구룡사는 41번 시내버스로

by 푸른연꽃은 2025. 3. 16.

 

2025. 3.10

 

아직은 겨울이다. 하얀 눈이 가득한 치악산 봉우리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날이 많이 누그러져서 성급한 마음에 길을 나섰다. 집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KT 한국지사가 나오는데 건물 건너 버스정류장에 정차하는 41번 시내버스가 치악산 구룡사까지 간다. 나는 버스 타고 다녀오길 좋아하는데 이 버스가 정해진 시간을 항상 조금씩 벗어나 미리 가서 좀 기다려야 한다.

어제도 10시 40분을 예상하고 나갔는데 결국 버스를 못만나 포기하고 돌아왔다. 오늘은 기어이 타야겠다고 생각하고 30분에 KT 건너편에 도착하니 역시 감감무소식이다. 마냥 기다리기 답답해서 한 정거장 위에 있는 축협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갔다.  다행히 버스는 40분에 왔다. 도움이 될까 싶어 버스 시간표를 찍어둔다.

 

KT지사 정류장은 의자도 없이 보도블럭 끝에 버스표지판만 덜렁 있다. 한 정거장 위에 있는 축협정류장에 가서 타는 걸 권한다. 다만 일요일과 공휴일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41-2번 버스를 탈 수 있다. 

 

 

한시간 정도 지나 구룡사 종점에 도착했다. 카메라를 들고 가는 날은 세렴폭포 전까지만 간다. 늘 그렇지만 계곡을 못 들어가게 막아놔서 물가에 가까이 갈 수 없으니 찍은 사진이 항상 똑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 거리에 이런 깊은 산이 있다는 건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바람이 다르고 냄새가 다르고 공기가 다르고 물빛이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