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스탄불에서 먹을거리를 찾아 먹은 것은 백종원이 소개한 '카이막'이 유일하다.
유제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치즈나 우유 및 그 가공식품은 거의 먹지 않는데 워낙 널리 알려졌고 무엇보다 숙소 근처라 거리 산책 겸 '보리스인 예리'를 찾아 나섰다.
듣던 대로 구불구불한 튀르키예 뒷골목스러운 곳을 지나며 사진도 찍고 (덕분에 작은 골목을 보게 되어 더욱 즐거웠다.)
한참을 걷다보니 지도가 아니면, 백종원이 아니라면 아무도 안 갈 것 같은 현지인들의 작은 시장 한쪽에
카이막가게가 보였다.
진열장 창문에 붙은 아주 조그마한 백종원 사진이 있는것 외엔 특별할 것도 없었지만
카이막을 시키러 안에 들어가자 사진속의 주인은 별 표정 없이 열심히 일하고 계시고
음식을 나르는 아줌마는 한국인이라고 알은체를 하거나 더 친절하지도 않은
그래서 더 듬직한 분위기였다.
어떻게 시켜야할지 잘 몰라 옆좌석의 커플을 쳐다보니 연신 엄지 척하며 미소를 보낸다.
두 사람의 식탁을 컨닝해서 나도 카이막과 샐러드, 차이를 한잔 시켰다.
조금 뒤 아주 많은 양의 신선한 바케트빵과 꿀이 듬뿍 뿌려진 카이막, 진한 차이
그리고 고추가루가 뿌려진 신선한 피망 오이 토마토샐러드가 소박하면서도 단순하게 차려졌다.
나는 바케트빵에 카이막과 꿀을 듬뿍 발라 한입 베어물곤 깜짝 놀라
아! 뭐지? 이 부드럽고 신선하고 달콤한 이맛은!!!?
정말, 너무 맛있었다.
빵도 별로 안 좋아하는 나는 처음으로 저 많은 양의 바케트빵과 카이막과 차이와 오이를 다 먹어버렸다.
오길 잘했다!
카이막에 첫눈에 반해 양껏 먹고 돌아오는 길에 골목에 있던 작은 현지인마트에서 카이막과 작은 꿀을 발견했다.
그리곤 바케트빵도 하나 사서 자주 간식으로 카이막을 먹었다.
아쉬운 마음에 귀국할 땐 잊지않고 트렁크에 고이고이 포장해서 가져왔다.
한 개는 아껴둔다고 냉장 보관했지만 며칠 뒤에 보니 곰팡이가 나서 애석해하며 버렸다.
지금생각하니 또 아깝다.
이스탄불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음식은 단연 카이막이다.
카이막 때문에 또 이스탄불에 가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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