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책방, 제주살롱

 

제주 동쪽을 중심으로 오름과 책방을 순례하고 있다. 동쪽에 위치한 작은 독립책방을 몇 군데 다녀보고 너무 좋아서 책방지도에 있는 곳을 일부러 찾았다. 바람이 많이 불면 오름보다는 책방이지.

 

 

제주살롱은 규모에 비해 다양한 책이 있었다. 벽면을 활용하여 주제별로 책을 정리했고 책방주인의 의도와 정보가 가득한 메모가 인상적이었다. 책방지기 선정 올해의 책도 매우 좋았다.

 

 

책방 안쪽엔 중고책도 있어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물론 음료를 시키는 건 매너이고.

 

매매하고 있는 판화엽서도 좋았다. 

 

 

 

나는 이곳에서 타고르의 '기탄잘리'를 다시 샀다. 류시화가 새로 번역했고 뒷부분에 타고르의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어 있어 좋았다. 따뜻한 코코아를 한잔 시키고 아무도 없는 책방에서 기탄잘리를 읽자니 너무 좋았다. 아름다운 시를 만나는 기쁨은 행복과 바로 연결된다.

 

 

함께 덤으로 주신 예언자 필사본은 더욱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줄 어찌 알았을까? 코코아의 달콤함 때문은 아니지만 한 편의 詩를 발견한 이 책방에서의 하루는 참 좋았다.

 

 

이번 제주행에서는 제주 동쪽을 중심으로 독립책방과 오름위주로 여행계획을 세웠다.

 

평소 자주 지나던 송당마을 한편에 작은 책방 '서실리'가 있었다. 잘못하다간 지나치기 쉬운 이 책방은 정말 작고 작아서 더 정이 가는 곳이었다. 갑자가 쌀쌀해진 날씨에 반갑게 들어간 책방은 너무 추웠다. 주인장은 독서삼매경에 빠져있고 나는 책구경에 정신이 팔렸다. 작고 단정한 글씨체로 자상하게 적힌 책안내와 메모가 돋보이는 책방이다. 짐을 늘리기엔 좀 부담스러워 종이책을 잘 안 사지만 이렇게 작은 독립서점에 오면 뭐라도 사야 할 것 같은 책임감 때문에 더욱 열심히 책에 집중하게 된다. 

 

 

작은 책방이라 책을 읽을 공간은 없고 차를 마시는 공간도 없다. 중고책 코너가 있어 살 수도 있는데 정말 작고 허름한 책방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책과 책방지기의 손때가 묻어 있는 곳이다. 주인의 허락 후 내부 사진도 찍었지만 사진으로 이 책방의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려는지 잘 모르겠다.

 

중간에 몇 번의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왠일인지 그냥 나가서 아쉬웠다. 아마 실내가 추워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작은 책방이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여기서 구입한 책은 '아무튼 정리'와 '햇볕이 아깝잖아요' 두권이다. 

 

정말 깔끔하고 맛있고 이 이상 좋을 수 없는 집.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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