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케나 전시회를 잊고 있다가 전시회 폐관을 하루 앞두고 부리나케 서울에 갔다. 서울을 마음을 내어 오기가 왜 이리 번거롭고 귀찮게 여겨지는지..

 

일부러 경복궁을 빙 돌아 산책하며 공현진 갤러리에 도착하니 2011년 이곳에 왔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도 마이클 케냐의 여백처리와 간결한 구성이 참 좋았다.

 

입장권은 미리 앱을 통해 구입(1만원)해서 확인만 받았는데 현장에서 바로 마이클 케나의 엽서 한 장을 준다. 마침 내가 좋아하는  초창기 영국에서 찍은 굴뚝사진이다.

 

 

사진작품들이 거의 엽서만큼 작은 크기라 좀 그랬는데 모니터에서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영상을 틀어 주어 도움이 됐다. 일본 홋가이도 눈밭에서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을 찍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작품 하나를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그의 열정이 부러웠다.

 

 

대한항공과 분쟁이 있었던 삼척의 솔섬 사진이다. 이미 우리나라 사진작가들에 의해 많이 알려진 곳으로 어떤이유로 갈등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나도 강릉에 살 때 이곳을 지나칠 때면 머지않아 이곳 솔섬이 없어진다고 해서 몇 장 찍어 둔 사진이 있다. 

 

 

마이클 케냐의 일본사진과 우리나라 사진을 보면 그의 독창적인 사진도 있지만 이미 알려진 곳을 찾아 자신의 시선으로 찍은 사진도 꽤 있다. 홋가이도 사진도 그렇고 솔섬도 그렇다. 서해안과 월정사, 대관령 사진도 있는데 이런 곳은 어찌 알고 가는지 궁금하다.

 

 

마이클 케냐의 사진 중 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이다. 초창기 영국에서 찍은 사진들이 난 더 좋다.

 

 

 

이 사진도 내가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내가 나무를 좋아해서 그런가? 

 



이층 의자옆에 마이클 케나의 신문 스크랩북이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왔던 2011년 신문기사도 있었다. 무엇보다 오래전의 사진전이나 지금이나 내용은 별반 차이가 없어 좀 그랬다.

 

 

 

지난 2011년 다녀온 나의 기록을 링크해둔다.

 

철학자의 나무- 마이클 케냐 사진전 (tistory.com)

 

 

더없는 겨울의 마음으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번 겨울은 참 편안하고 고요했다.

 

펑펑 쏟아지는 눈을 베란다에 앉아서 보다가

겨울영상을 만들어 보았다.

 

아름다운 겨울이다.

 

 

 

 

 

어릴 때  겨울이면 산정호수에 갔다. 지금보다 훨씬 추웠던 그 시절, 하얀 피겨스케이트를 타는 소녀를 보거나 오색으로 색칠한 팽이를 돌리는 아이들을 보거나 멋진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넓은 산정 호수의 빙판을 누비는 것을 보면 살을 에는 추위도 잊을 수 있었다. 걸어서 집으로 돌아올 땐 온몸이 꽁꽁 얼고 코와 눈썹에도 고드름이 달릴 정도로 춥고 다리가 아팠다. 지금은 아름다운 그 추억들이 새삼 그립다.

 

 

빙점하가 되면 물결은 백색 얼음 밑에 가둬진다. 어느 순간에도 흔들렸기 때문에 물의 결이나 동심원이 그대로 비치는 부분도 있다.

....... 

어쩌면 강도 영영 잃고 싶지 않은 것이 있어, 소리를 얼려두나 보다. 어느 때 산과 땅을 울리도록 그리운 소리가 터져 나오기를 기다리며, 얼음 모자를 쓰고 있는지도  -시와 산책 中-

 

 

 

 

1월의 맹추위가 지나고 2월이 다가오면 호수에선 알 수 없는 굉음이 들렸다. 어른들은 호수 깊은 곳에서 얼음이 깨지는 소리라고 했다. 그 소리는 천지가 개벽할 만큼 크고 굉장했다. 한 계절이 닫히려면 얼음도 기지개를 켜야 했나 보다. 그럴 때면 호수 가운데까지 걸어가는 일이 무서웠다. 조금씩 조금씩 발을 옮겨보지만 어느 순간에 이르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친구들은 재빨리 기슭으로 뛰어오곤 했다.

 

가끔씩 동네 남자아이들은 그 얼음의 두께와 단단함을 확인하려는 듯 돌덩이를 던지곤 했다. 웬만한 큰 돌멩이를 던져봐야 꿈쩍도 하지 않을 만큼 단단하게 언 호수는 그와는 정 반대의 순간에 갑자기 굉음을 내어 아이들을 혼비백산하게 했다.

 

2월이 되어 호수 표면이 푸석푸석해지면 어른들은 호수 근처에도 못가게 했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후로도 한동안 얼음 출입은 금지되고 겨울은 온전히 겨울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봄의 마음으로 겨울을 보면, 더구나 추운것을 싫어하는 나의 마음으로 보면 겨울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계절이고 움츠리는 계절이고 추워서 더 서러운 계절이다. 그러나 겨울의 마음으로 겨울을 보면 겨울은 지금도 견고한 얼음 속에서 자신의 계절을 다 하고 있는 것이다. 겨울이 겨울의 시간을 다해야  봄은 오고 얼음은 풀리며 우리는 따뜻함에 감사할 것이다. 겨울의 지순한 시간을 까마득히 잊고서...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다.

페르디난도 시아나의 작품을 집중해서 소개해 본다.

 

 

 

안토니오 비오사우치의 작품은 놀라웠다.

작은 나무밑둥이라고 믿기 어려운 사진으로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강원특별자치도 사진가전

 

이종만작가는 강릉에 살던 가끔 먼발치에서 뵙던 분이었다.

작년 작품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박광린 작가는 주로 다중촬영한 작품을 보여줬다.

 

 

그 외 보도사진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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