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빛 예술창고에서는 토, 일요일 오후 3시부터 30분간

담양 대나무로 만든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있다.

 

오직 이 연주를 위해 먼길을 달려왔다면

너무 지나친걸까? 결코 아니었다.

 

옛 양곡창고를 개조하여 만든 카페 공간은

층고가 높아 스피커가 없어도 충분히 좋았다.

 

오늘따라 내가 좋아하는곡을 선곡한 연주자의 탁월한 선택까지

오랜만에 가까이에서 듣는 오르간 연주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오랫동안 방치되고 기능을 상실한 옛 양곡 보관창고(남송창고)를

문화 재생사업을 통해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휴식과 문화 및 전시공간으로 조성하여

'예술과 문화를 빚는 곳' '예술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가치를 가지고 운영하는 곳이다.

 

건물은 관방제림을 곁에 두고 있어 천천히 걸으면 좋다.

 

 

실내의 넓은 카페는 높은 층고와 개방감으로 시원하고 쾌적하다.

 

 

이곳 갤러리 전시관에서는

박일정님의 '블루 dong baeg'과

박문종 님의 '나는 논에서 났다'

김우성 님의 '욕망의 재해석'을 

전시하고 있다.

 

 

* 박일정님의 '블루 dong baeg'

 

 

* 박문종님의 '나는 논에서 났다'

 

 

 

* 김우성님의 '욕망의 재해석(觀)'

 

 

고창 꽃무릇을 보러 가는 길에 담양에 들렀다.

몇 번 들러보긴 했지만

메타프로방스는 처음이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고 

생각보다 괜찮았고

생각보다 상가가 많았다.

 

예쁘게 지어놓은 건물은 모자가게, 옷가게, 카페, 식당 등등

슬로시티 담양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현대적이고 세련된? 담양을 보려거든

한번쯤 들러도 좋을 것 같다.

 

바로 옆에 메타세콰이어 길이 있다.

 

 

원주시 역사박물관에서 이어지는 토요 인문학 강좌에 다녀왔다.

지난 8월 '장자 철학 -자유로운 마음, 타자와의 어울림' 강좌가 너무 좋아서

열일을 제치고 오늘 다시 찾았다.

 

주제는 고려대 박종천 교수의

'종교영화로 보는 고통과 구원, <곡성><밀양>의 두 가지 시선'이다.

 

영화 밀양은 예전에 보고

이번 강좌를 위해 며칠 전 다시 봤다.

 

오래전 보았을 때와 또 다른 느낌과 생각, 깨달음이 생겼다.

아마 같은 책을 시간차를 두고 읽었을 때와 같은 느낌일 게다.

 

 

 

영화 곡성은 보질 못했다.

나는 무서운 영화나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보지 못한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

 

그래서 곡성을 본 주변 지인들에게 줄거리나 그들이 본 곡성의 의미를 묻고

간접경험을 했다.

 

다행히 며칠 전 TV 채널을 돌리다가

정말 우연히 곡성에 관한 영화평론을 보게 되어 도움이 됐다.

 

영화 곡성과 밀양은

너무 무겁고 어려운 내용의 영화이고,

 

며칠 전 가까운 이의 죽음으로 인해

종교에 대해 한껏 예민해 있는 나는

이번 강연을 듣기 위해 여행 일정도 변경했다.

 

 

 

*

강연의 큰 흐름은 두 영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로 설명되었다.

 

인간은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의심한다.

그리고 결국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파멸한다는 것.

 

사실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공기가 그렇고, 사랑이 그러하다.

 

 

 

영화 곡성에서

낚시를 위해 지렁이를 꿰는 첫 장면은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믿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준다.

 

곡성에서 보이는 카메라는 이런 '보이는 미끼'에 걸린 인간을

몽타주 기법으로 처리한 감독의 의도가 보인다고도 했다.

 

 

 

 

 

* 강연을 듣기 위해 영화 <밀양>을 다시 보았다.

 

밀양을 Secret Sunshine으로 영역한 도입부에서

이미 인간은 신의 영역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감독의 의도가 읽혔다.

 

강연에서 새로 얻은 것은

내가 주의 깊게 보았던 송강호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오늘 강연이 매우 즐거울 수 있었다.

 

*신은 신의 말로 얘기하지 않는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으로 드러낸다.

 

*신은 보이는 행동으로 알려주지 않는다.

살짝 권유하거나 조용히 지켜볼 뿐이다.

 

오랜만에 즐거운 강연을 들어 오늘 하루가 뿌듯하다.

 

다음 강연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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