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의 연못 근처라 함께 둘러보았다. 정말 아름다운 폭포다. 중국의 옥빛호수를 많이 보았지만 더 맑고 푸르다. 역시 지정장소에서만 볼 수 있었다. 장쾌한 물소리는 세상을 압도하고 푸른 물줄기는 시원하고도 부드럽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나라가 지진공포에 시달리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6.27.

 

'청의 연못'이라고도 하고 사진작가가 오기를 하는 바람에 '청의 호수'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광물질이 흘러들어 짙은 옥빛을 띠는 신비로운 호수다. 철책으로 막아놓아 가이드라인 밖으론 출입이 불가하다. 그래서 사진을 보면 다 똑같다. 서운하기도 하지만 자연을 지키기 위해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쓰레기하나 없이 잘 관리된 자연유산이라 더 의미 있고 아름다웠다.

 

 

치즈짱이란 가이드는 너무 열심히 사진을 찍어줘서 저러다 병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점심을 못 먹어 배고프다는 말을 듣고 사과파이빵을 주었다. 너무 좋아한다. 두 개를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많이 고팠나 보다.

딸내미와 아름다운 추억사진을 찍어줘서 너무 고마웠다.

 

2024.6.27. 흐림

 

여름 홋가이도에 라벤더를 보러 두 번째 찾았다. 짧은 일정이라 그때나 지금이나 패키지를 이용했더니 라벤더꽃밭에 9시 30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가이드가 30분의 시간을 준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사진을 언제 찍는담? 아무튼 5분의 시간을 남기고 라벤더 언덕을 헐레벌떡 올라 그나마 사람이 좀 적은 곳에서 몇 장 찍었다. 사진출사보다는 그냥 놀러 가는 곳으로 적당하다. 출사가 목적이라면 개별여행이어야 할 듯. 그리고 사람이 너무 많다. 물론 대부분 우리나라와 중국여행객들이다.

 

이곳은 고성 라벤더밭과 엇비슷하지만 이곳 라벤더밭엔 검은 비닐멀칭을 하지 않는다는 것! 중요한 차이다. 일본 어디에도 비닐멀칭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현명함과 지혜로움이 부럽다. 그래서 라벤더꽃밭이 더 아름답다. 꽃은 이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이곳에 심어진 라벤더는 잉글리시라벤더이다. 추위가 강한 품종이라 우리나라에도 이 잉글리시라벤더를 주로 심었다. 모여있으면, 함께 있으면 더 아름다운 꽃이다. 춥고 황무지였던 이곳을 비옥하고 멋진곳으로 만들기 위해 영국전문가의 힘을 빌렸다고 한다. 비옥해 보이는 땅과 풍성하게 자란 밀과 감자 등의 작물이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닌가 보다.

 

2024.6.20. 금. 34도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산책을 갔다. 평창살이 중 두 번째로 좋은 시간이다. 물론 첫 번째는 요가와 명상시간, 그리고 두 번째는 이른 아침 나 홀로 산책시간이다. 오는 길에 미리 보아두었던 뽕나무에서 오디를 잔뜩 따먹었다. 오늘은 제법 많이 먹었는데 주말을 보내고 비가 온다고 하니 다음 주엔 없을 확률이 높다.

 

숙소에 돌아와 정리를 하고 가벼운 아침을 먹었다.

 

 

쑥송편과 두부와 토마토, 그리고 요즘 흠뻑 빠진 페퍼민트차. 꿀을 조금 넣었더니 더 맛있다. 집에도 빨리 옮겨 심어야 할 텐데 요새 사실 너무 바쁘다. 숙소 주변 옥수수밭두둑에 요가샘이 심었다는 페퍼민트를 며칠 전 장 샘이 예초기로 잘라서 지금은 살아남은 몇 개로 아껴가며 따오고 있다. 아쉽다. 워낙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나 한 달은 족히 걸려야 할 것이다. 재작년 모로코에서 민트차에 반한 이후 줄곳 민트를 사려고 했는데 대부분 티백이라 사놓고 먹진 않고 있다. 내가 직접 말려야겠다.

 

오전이지만 태양열이 장난 아니다. 어쩐 일인지 요가샘이 바쁘게 움직인다. 내가 민트차 좀 드릴까요? 했더니 그러라고 하시며 또 분주하다. 내가 민트차와 토마토를 주니 다 드시곤 노인정에 와서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하신다. 기증한 물품을 전달하는 사진을 남겨야 한다며... 그래서 늘 구들마을 입구를 지나며 보아온 노인정을 처음 들어가 보았다. 동네 노인들이 다 모였는데 다들 연로하시다. 김치와 염색약, 떡 등을 기부받았고 나눠가셨다.

 

 

 

 

 

오전 8시에 퇴비 만들기 체험이 있어 요가샘 집 뒷산에 모였는데 망초와 잡초가 무성해 다들 놀랐다. 요가샘 혼자 망초를 다 베고 길을 튼 뒤 산길을 조금 올라 낙엽을 모았다. 가져간 포대로 5개를 담아야 한다고 했는데 팀원들은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다.

 

 

내가 텃밭 10여 년을 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흙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곳이, 영양을 취하는 곳이 흙속이고 보면 미생물이 살아 있는 오염되지 않은 흙에서 생산된 먹거리가 우리 몸에도 좋은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요새 대부분은 양계장에서 나온 계분이나, 축사에서 나온 가축분을 퇴비로 쓴다. 먼 옛날 인분이 매우 좋은 거름이었듯 동물의 분뇨가 좋긴 하지만 이제 옛말이 되었다. 양계장의 닭들에게 항생제를 먹이고 가축들 또한 평생 항생제와 전염병 예방차원의 약을 먹인다. 그런 가축의 변에 많은 양의 항생제가 담겨있고 그것을 퇴비로 쓰는 경우 오히려 토양은 더 훼손된다.

내가 짓던 텃밭은 3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비료와 잔류농약에서 자유롭게 되었고 흙에 지렁이도 가득했다.

 

이런 흙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의 사람들에게 구들마을에서 준비한 부엽토퇴비 만들기는 이들에게 강도 높은 노동으로 보였을 것이다. 결국 원샘 엄마가 화난 표정으로 요새 누가 이렇게 퇴비를 만들어요. 그러다 다 죽어요~~~ 하곤 말문을 닫아 버렸다. 횡성에서 텃밭을 한다면서 또 그렇게 때 묻지 않은 강원도의 자연을 좋아하면서 어떻게 환경오염이나 땅살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지 놀라울 뿐이다.

귀찮아서 힘들어서, 경제적인 이유로, 수월성 때문에 지금 지구가 아픈 것 아닌가? 아울러 퇴비를 만들기 전에 요가샘이나 사무장의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다.

 

아무튼 안 쓰는 근육을 써서 온몸이 다 쑤신다. 무사히? 퇴비 만들기를 마치고 서울대 학식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냉면이었다. 시원한 곳에서 냉면을 먹고 더위를 식힌 후 일찍 원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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