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농협의 하나로마트를 애용하는 편이다. 때문에 여행 중에도 현지의 하나로마트 로컬푸드를 이용하곤 한다. 그리고 가끔은 소비자 입장에서 농협이 하는 역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도 해본다.
대도시엔 다양한 종류의 마트가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지만 지방 소도시로 갈수록 여러 이유 때문에 농협이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 또는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아서 매장관리가 허술하거나 오히려 비싸거나 물건 관리며 위생 정도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농협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긍정적 역할, 또는 농업, 목축업, 산림 및 수산품의 판로와 바른 먹거리, 지속가능한 환경 보전 등에 관한 제도적 역할을 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한살림이나 초록마을, 생협 등의 물건을 더 신뢰하고 구매하기도 한다. 나도 한살림의 오랜 회원으로 늘 농협과 비교하며 소비생활을 하는 까닭에 농협의 가격과 관리 측면이 많이 아쉽고 안타깝다.
이젠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농축수산물은 갖가지 위험에 직면하고 있고, 기후와 환경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인간을 위협할 것이다. 농협은 이런 현실을 반영하여 소비자에겐 좀 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자에겐 지속 가능한 판로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간자로의 역할을 기대하지만 늘 그렇듯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진완도 농협'에서 그 희망을 조금 볼 수 있었기에 후기를 남겨본다.
이건 지난 2024년 3월 21일 기록이므로 시간차가 조금 있으나 내용은 다음과 같다. 3월엔 딸기 쪽파가 매우 비쌀 때이다. 이곳 농협은 다른 로컬푸드 코너와 마찬가지로 지역 생산자의 물건들이 많이 보였는데 그중 가장 놀랐던 것은 딸기 가격과 쪽파가격이었다. 이 딸기 가격을 보라!!! 무려 1kg에 4천 원이었다. 믿을 수 없는 가격이다. 쪽파는 천오백 원이다.
로컬푸드 제도는 농협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매우 바람직한 제도이다. 나는 평소 원주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를 이용하는데 원주에는 '새벽시장(농업인 새벽시장)'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서 생산자가 직접 가지고 나온 물건을 살 수 있다. 4월 중순 무렵부터 원주천 주차장에 새벽시장이 열리면 나는 하나로마트 매장과 로컬푸드 매장을 거의 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새벽시장이 훨씬 싸고 신선하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농협과 새벽시장의 가격차이는 왜 생기는지 궁금해진다. 복잡한 제도적인 문제까지는 알 수 없지만 소비자입장에서 농협이 왜 다른 대형마트와 가격차이가 별로 없는지 또는 더 비싸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그 의문의 기저에는 농협이 관리가 부실하거나 장사에 치중하는게 아닌가라는 합리적 의심이 있다.
적당한 장사는 오히려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생산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한창 물가의 가파른 오름세로 다들 걱정이 아닌가? 지난 대선즈음 농협에서 판매한 대파가격때문에 나라가 온통 시끄러웠다. 그 가격에 대파를 사기란 불가능하다는 진실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니 농협이 그때만 제대로 된 농협역할을 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