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니 꽤 오래전부터 나는 텃밭에서 흙을 만지며 사는 삶을 꿈꾸고 있었다.

 

2016년 7월 드디어 썩 마음에 드는 시골집을 만났다.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나와 조우한 그 집은 처음 이런 모습으로 나를 맞이했다.

 

아직 이사가기 전의 모습이었지만 난 내가 원하던 많은 부분과 일치함을 알아챘다.

 

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여름,

전 주인은 오랜기간 함께 한 이 집을 떠나며 아쉬워했겠지만

난 이 집을 보며 한없이 행복했다.

 

이제 이곳에서 나는 흙과 함께 하는 삶을 보낼 것이다.

 

봄이 오기를 이토록 기다렸던 적이 있었던가?

텃밭과 화단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틈만 나면 상상하며 미소를 지어본다.

 

 

 

 

 

나는 텃밭에서 논다 ㅎㅎ

 

비가 월요일쯤 온다는 예보가 있기에 아침 일찍 종묘상엘 갔다.

벌써 갖가지 씨앗이며 농기구가 나와 있고

텃밭에 심을 모종들이 저를 데려가세요 하듯 진열되어 있었다.

 

모종을 보자 마음이 바빠진다.

초보 농사꾼이라 이것도 심어보고 싶고, 저것도 심어야 할 것 같고...

 

하지만 몸이 힘들 것 같아 몇 개만 사 가지고 왔다.

 

 

  가지 모종이다.

4개를 샀는데 보랏빛 꽃이 예뻐서 꽃도 볼겸 맛있는 가지도

먹을 겸해서 심었다.

 

 

 

 상추!

무려 10개를 샀는데 전에 너무 많이 심으면

따기 바빠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눠먹으면 되지 뭐..

 

 

 

 

 작년에 심었던 딸기인데  전 주인이 버린 걸

내가 밭에 옮겨심었더니 요렇게 꽃이 피었다.

딸기는 첨인데 꽃핀걸로 보아 올핸 빨간 딸기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하긴 사람들이 따가서 먹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년에 심었던 것이 올해 추위에도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대견하다. 잘살아라 하고 물을 듬뿍...

 

 

 

 들깻잎 모종이다. 5개 심었는데

아주 잘 자라기 때문에  따로 손길이 필요치 않은 놈이다.

쌈 싸 먹을 요량으로 심었고 좀 있다가 씨앗을 뿌릴 예정이다.

전에 한번 심었었는데 들기름이 꽤 많이 나왔었다.

생각만 해도 고소하다..

 

 

 

 이건 백합 구근이다.

인터넷으로 3개 주문했는데 무려 6개가 와서

나를 기쁘게 해 주었다.

노란색으로 샀는데 사실은 더 심고 싶지만

너무 비싸서 내년에 더 심을 까 생각 중이다.

 

 

 

 

 텃밭에 오다가 주차장 부근에 피어있는 제비꽃을 옮겨다 심었다.

너무 예쁘고 앙증맞은 제비꽃.

조동진의 노래 <제비꽃>을 흥얼거려본다.

옮겨 심어서 죽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비가 그친 후

달려가 보니 풋풋하게 살아 있어서 흐뭇했다.

역시 야생화의 생명력이란..

 

 

 

 

춘란 春蘭이다.

이건 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할만한 아이이다

예전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원예과에 입학한 친구가 실험용이라며

한뿌리 준 걸 내가 갖고 있다가

엄마에게 갖다 주었더니 엄마가 무지하게 잘 길러주셔서

화분에 가득 차게 불려놓으셨다.

작년에 집에 가니 엄마가 추워서 기르기 힘드니 따뜻한 강릉으로

가져가라기에 집 베란다에 두었다가 깜빡 잊어버렸다.

올해 너무나 추워 군자란도 냉해를 입어 잎이 얼었는데

 베란다에 나가 보니 이 아이는 새파랗게 살아 나를 감동시켰다.

텃밭에 옮겨 심었더니 옆집 반장 아저씨가 귀한 난을 밭에 심는다고 난리다.

훔쳐간다고...

그런 걱정까지 해야 하나 싶어 좀 우울했지만 그냥 심었다.

잘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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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 dp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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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감나무-

dp2s

 

 

2011년 4월 3일 생애 첫 감나무를 심다

 

  

날이 제법 포근해서 아침 일찍 월드컵 다리 밑에 있는

아침 시장에 갔다가 나무시장에서 덜컥 감나무를 샀다.

 

내년부터 감이 열릴 거라는 주인의 말에 솔깃해서

거금 3만 원을 주고 사버린 것이다.

대충 가지를 쳤지만

크기가 제법 커서 승용차에 들어가지 않아 뒷트렁크에 넣고

운반하는데 어찌나 신경이 쓰이던지...

 

암튼 밭에 가서 구덩이를 파고 묘목에 묶인 줄을 풀고 심은 뒤

발로 꼭꼭 눌렀다.

 

집에 가서 카메라를 갖고 와

기념샷 한방! 찍어줬다.

 

시그마 dp2s는 이럴 때 딱!이다.        

 

                                                         

 

겨우 대봉감나무 한 그루 심었을 뿐인데

오늘은 왠지 뿌듯하다.

물론 내년에 감이 주렁주렁 열리길 고대하고 있다.

 

당장은 이 나무가 잘 살아서 뿌리를 내리는 게 우선이지만 말이다.

이제 나무는 그만두고 꽃을 생각해 보아야겠다.

 

그동안 '타샤의 정원'을 머리맡에 두고

매일 정원을 꿈꾸고 살았지만

이제 이곳에 꿈꾸는 정원을 만들고파 마음이 설렌다.                                

 

마음속에 둔 꽃들은 다음과 같다.

 

땅이 가능하다면

라일락(분홍색), 보리수,  작약, 채송화, 수련 등이다.

올해는 그냥 계획만 세우고 텃밭으로 쓰다가

차츰

나의 정원으로 바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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