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동강의 붉은 메밀꽃 소식을 듣고 날씨도 확인하지 않고

달려갔다.

 

벌써 쌀쌀해진 아침, 날도 흐렸지만 

푸른 강가에 붉은 메밀이 막 절정을 향해 피어 있었다.

 

꽃을 찾아가는 마음은 늘 설레게 마련,

더구나 처음 보는 낯선 붉은 메밀꽃의 매력에 빠져

나는 갈피를 못 잡고 황망히 이리저리 카메라를 옮겨본다.

 

벌들의 윙윙대는 소리를 들으며

벌은 벌의 일을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나는 나의 일을 하느라 바빴다.

 

그냥 한가롭게 앉아 꽃을 바라보고 싶지만

곧 빗방울이 떨어질 듯하고

어디선가 관광버스를 대절했는지 한 무리의 단체관광객이

시끌벅적하게 몰려오기 시작했다.

 

어멋! 여기가 사진 잘나오겠다~

어머 예뻐라~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온다.

 

이제 그만 이곳을 떠나야 할 때인가 보다....

아쉽지만

눈에 가득 담았으니 그만하면 됐다.

 

집에 와서 한참이 지난 그날의 붉은 메밀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았다.

 

지금 보아도 설렌다.

 

https://www.youtube.com/watch?v=D0zzH2Tk-fM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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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여주 당남리섬에 가서 코스모스를 보고 왔다.

예전엔 가을하면 코스모스였는데.

가을 코스모스를 잠깐 잊고 있었던 것 같다

 

가을이 가기 전에 코스모스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8tluFbefHU0&t=140s 

 

 

 

 

 

마음시선 #1 - YouTube

 

 

성하의 계절,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

 

그런데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피는 꽃이 있다.

 

맥문동이다.

 

강릉 학산 시골집을 수리하고 묵은 돌담을 새로 예쁘게 쌓아 돌담을 배경으로 '뭘 심을까?' 하고 행복한 고민을 할 즈음,

옆집 수리를 위해 드나들던 조경사가 돌담 주위로 맥문동을 심으라고 권했다.

 

맥문동?

 

가만 생각해 보니 여름에 피는 꽃이 드믄대 맥문동 보랏빛꽃은 정말 예쁘겠다 싶었다. 돌담 주변은 습하고 자꾸 잡초가 올라와 골치였는데 멀칭도 되고 꽃도 예쁘니 금상첨화.

 

마침 집 근처 관동대 화단에 해묵은 맥문동이 검은 씨앗을 주렁주렁 달고 있어 눈여겨보고 있었고 소문을 들은 착한 동료들의 도움으로 두 봉지의 씨앗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 해 봄의 기운이 어른거리는 2월, 돌담과 집 경계 부분에 심었더니 발아율도 100%에 가깝고 어찌나 잘 자라던지. 지금도 집 주변에 목을 길게 빼고 피어난 보랏빛 맥문동이 눈에 선하다.

 

아무튼 여름,

 

이 더위에 밖을 나가기는 어렵지만

맥문동 꽃을 보며 

여름을 달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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