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가족과 함께 갔던 당남리섬에 꽃잔치가 열렸다고 해서 부지런히 길을 나섰다.

 

천서리막국수촌과 가깝고 주차공간도 넓은데 무엇보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꽃밭이 온통 내 차지였다.

 

꽃부자가 된 나는 신나서 코스모스와 노랑코스모스, 구절초를 영상으로 담느라 힘든 줄도 몰랐다.

 

노랑코스모스를 영상으로 만들어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ZeI232TQoas&t=162s

 

높이 :1016m

주차 : 상학주차장( 단양군 적성면 상리 911-8)

거리 : 5.2 km(왕복)

경로 : 상학주차장- 남근석 공원 -원점회귀

등산일 : 2023.10.22. 날씨 맑음

 

 

날씨가 너무 좋아 주말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피하기만 했던 등산을 가기로 했다.

되도록 사람들이 덜 붐비는 곳을 찾다가 정한 곳이 단양의 금수산.

단양 가는 길은 이미 가을이다.

감들이 주렁주렁하고 들판의 억새도 바람에 살랑살랑. 

안개가 살짝 끼인 걸로 보아 오늘은 날씨도 좋을 것 같다.

 

상학주차장으로 들어서는데 주차장에 행사가 있는 듯 천막이 쳐져있고 무대가설이 한창이다.

하필이면 오는날이 장날이라고 오늘부터 금수산 감골 단풍축제가 열린단다.

 

 

길가에 주차를 하고 길을 따라 오르는데 마을 어른이 말을 붙이신다. 등산 가느냐고..

어르신도 가시냐니까 여기 주민인데 오늘 행사에 참여하기 전에 저기 등산로 입구에서 열리는 산신제를 보려고 가고 있다고 한다. 뜻밖의 정보에 내심 기뻐하며 그래요? 하고 반색을 하며 시작한 어르신과의 대화는 등산로 입구에 다다르기까지 계속됐다.

 

 

이 어르신은 올해 80이라고 하셨는데 며칠 전 속리산 문장대를 다녀오실 만큼 건강하셨다.

더구나 몇 년 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하셨고 충청북도 봉사왕에 선정되어 얼마 전엔 미국여행 보너스를 받으셨다고 자기를 소개하셨다. 어쩐지 포스가 다르더라니!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등산로 입구에 산신제가 준비가 한창인곳에 도착했다.

 

시간이 일러 제사는 못 보고 고사떡 한 개를 어르신 빽으로 하나 받아서 넣고 어르신과 작별을 했다.

내가 여행운은 많은 것, 이번에 실감했다.

항상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우연히 덤으로 축제까지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조금 오르다 보면 옹달샘이 보이는데 이곳 주민의 말에 의하면 옛날엔 마을 기우제를 여기 옹달샘 근처에서 지냈다고 한다. 마을에서 산 돼지를 끌고 와 죽일때 피를 내어 뿌리면 산신이 노해서 비를 내려준다고......

 

지금은 물이 아주 조금씩 나오고 있었는데 이곳 주민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냥 옹달샘이 아닌 듯 이곳 금수산이 더욱 궁금해졌다.

 

조금 오르다 보면 남근석 공원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남아선호사상'의 전형이다.

남부끄러운  상징을 대 놓고 그것도 엄격한 조선시대에 조형했다고 하니 웃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

남근석과 여근석을 2001년 다시 복원했다고 적혀있다.

 

 

남근석 공원에서부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는데 마을 주민 두 명이 기다리고 있다가 축제 선물이라며 조그만 상자 하나를 준다.

 

 

열어보니 등산 생존키트라고 종이담요와 호루라기, 알 수 없는 고리 등등이 있는데 나는 필요치 않아 사양하고 등산을 시작했다.

 

계속 오르막길에 축제장의 소음이 귀에 거슬려 등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숲길이 이어지는 관계로 시야도 막혀 있고 생각보다 가파른 돌길과 계단으로 이루어진 등산로라 땀이 뻘뻘.

 

그래도 위로 갈수록 단풍도 보이고 하늘은 푸르고 날씨는 등산하기 적당하다.

이렇게 좋은 날 등산할 수 있음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니 점점 하늘이 보이고 정상에 가까워짐을 알게 되었다.

 

드디어 시야가 트이고 마지막 계단을 오르자 정상에 도착!

 

정상에서의 뷰가 멋지다기에 선택한 금수산,

정말 끝내주는 경치다.

 

날씨가 맑아 청풍호 충주호가 손에 잡힐 듯 보인다.

감탄하며 정상을 즐기는 가을 등산, 정말 멋진 날이다.

 

오늘 등산 끝~

 

what a wonderful world!!!

 

 

 

 

 

이스탄불에서만 보름정도 지내며 먹은 음식 중 쿰피르를 소개해본다.

쿰피르는 매우 큰 삶은 감자에 버터를 넣어 찰지게 한 뒤 치즈와 각종 토핑을 얹어 먹는 음식이다.

 

나는 주로 탁심광장에서 먹었는데 일단 감자의 크기에 놀라고

맛에 놀라고, 다양한 토핑을 선택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고기와 생선요리가 많은 이스탄불에서 나처럼 초식 인류에 속하는 여행자라면 한번 시도해 보길 바란다.

 

감자 위의 토핑은 원하는 대로 얹어 주는데 나는 주로 콘과 콩, 매운 고추 조금만 넣어 담백한 감자맛을 즐겼다.

버터와 치즈가 듬뿍 들어가는 이유로 좀 느끼하기는 했지만 콜라를 곁들이면 나름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탁심거리를 걷다 보면 출출해지기도 하고 앉아서 쉬고 싶을 때도 있어 자주 이용했는데

딱히 어떤 가게가 맛있다기보다는 그냥저냥 엇비슷해서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영상에서 보듯이 미리 삶아 둔 뜨끈한 감자에 빠른 손놀림으로 쿰피르를 완성하기에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다.

 

인스턴트식품에 질리거나 음식이 맞지 않아 곤란할 때 쿰피르는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내가 이스탄불에서 먹을거리를 찾아 먹은 것은 백종원이 소개한  '카이막'이 유일하다.

유제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치즈나 우유 및 그 가공식품은 거의 먹지 않는데 워낙 널리 알려졌고 무엇보다 숙소 근처라 거리 산책 겸 '보리스인 예리'를 찾아 나섰다.

 

듣던 대로 구불구불한 튀르키예 뒷골목스러운 곳을 지나며 사진도 찍고 (덕분에 작은 골목을 보게 되어 더욱 즐거웠다.)

한참을 걷다보니 지도가 아니면, 백종원이 아니라면 아무도 안 갈 것 같은 현지인들의 작은 시장 한쪽에

카이막가게가 보였다.

 

진열장 창문에 붙은 아주 조그마한 백종원 사진이 있는것 외엔 특별할 것도 없었지만

카이막을 시키러 안에 들어가자 사진속의 주인은 별 표정 없이 열심히 일하고 계시고

음식을 나르는 아줌마는 한국인이라고 알은체를 하거나 더 친절하지도 않은

그래서 더 듬직한 분위기였다.

 

 

어떻게 시켜야할지 잘 몰라 옆좌석의 커플을 쳐다보니 연신 엄지 척하며 미소를 보낸다.

두 사람의 식탁을 컨닝해서 나도 카이막과 샐러드, 차이를 한잔 시켰다.

 

조금 뒤 아주 많은 양의 신선한 바케트빵과 꿀이 듬뿍 뿌려진 카이막, 진한 차이

그리고 고추가루가 뿌려진 신선한 피망 오이 토마토샐러드가 소박하면서도 단순하게 차려졌다.

 

 

나는 바케트빵에 카이막과 꿀을 듬뿍 발라 한입 베어물곤 깜짝 놀라

아! 뭐지? 이 부드럽고 신선하고 달콤한 이맛은!!!?

 

정말, 너무 맛있었다.

빵도 별로 안 좋아하는 나는 처음으로 저 많은 양의 바케트빵과 카이막과 차이와 오이를 다 먹어버렸다.

 

오길 잘했다!

 

카이막에 첫눈에 반해 양껏 먹고 돌아오는 길에  골목에 있던 작은 현지인마트에서 카이막과 작은 꿀을 발견했다.

 

그리곤 바케트빵도 하나 사서 자주 간식으로 카이막을 먹었다.

 

 

아쉬운 마음에 귀국할 땐 잊지않고 트렁크에 고이고이 포장해서 가져왔다.

 

한 개는 아껴둔다고 냉장 보관했지만 며칠 뒤에 보니 곰팡이가 나서 애석해하며 버렸다.

 

지금생각하니 또 아깝다.  

 

이스탄불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음식은 단연 카이막이다.

카이막 때문에 또 이스탄불에 가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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