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루하이(新陸海-아롱남쵸) 호수는 제가 본 호수중 티베트의 남쵸와 함께 가장 인상적인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루하이 호수를 보기 위해 정말 큰 고생과 위험을 감수했지만,

그래서 그런가요? 사진 속의 신루하이는 더 아름답고 고요해 보입니다.

 

신루하이 호수는 작아산 아래에 있는데 저는 간즈라는 곳에서 이곳을 찾아갔습니다.

 

간즈에서 마니간거에 가서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갔는데

호수에 도착하니 가는 차편이 이미 끊어졌다고 합니다.

일단 호수를 둘러보기로 하고 10분여를 걸으니玉빛의 호수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변의 산세는 험하고 가파르지만 호수는 너무나 고요하고 차분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호수의 돌에 새긴 옴마니 반메훔 같은 마니석들입니다.

글자의 아름다움도 그러하려니와 옥빛과 잘 어울리는 글자색 또한 저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돌아가는 차편이 없다기에 내심 마음은 무척 무거웠지만 이 호수의 마니석을 보는 동안은 모든 시름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춘추전국시대 조나라에 완벽(完璧)이라는 보석이 있었답니다. 변화씨라는 사람이 찾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흠도 없고 티도 없는 완전한 옥(玉)이라지요. 변화씨가 그 옥을 왕에게 바치자 이 완벽의 가치를 모르는 왕은 변화씨의 팔을 자르는 형벌을 내리고 변화씨는 그만 불구가 되었습니다. 나중에서야 변화씨의 이 옥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완전한 옥! 즉 완벽이 되었지요..

 

신루하이 호수에서 갑자기 생각난 完璧이라는 옥은이 호수처럼 아마 푸르디 푸른 빛이었을 것 같습니다.

 

 

푸른 옥빛의 물과 아름다운 마니석의 완벽한 조화가 무척이나 인상적인 신루하이 호수는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겨질 것입니다.

 

호수를 둘러보고 마니간거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나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지나가는 차를 세워보기로 했습니다.

 

두서너 번 실패를 하고 낙심하던 차에 광동의 부자(父子)를 만나 무사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이 사람들은 사진 여행 중이었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차를 타고 가다가 좋은 풍경이 보이면 여지없이 서서 사진을 찍는 등등요....

 

이럴 때 딱 어울리는 말이 轉禍爲福(전화위복)! 

 

 

탕커(唐克)에 도착하던날 도

 날씨가 안 좋았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비가 늘 따라 다닙니다.

비오는 건 괜찮지만 비가 오면 날이 추워서 돌아다니기 불편해집니다.

더구나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는 더 그렇겠죠...

 

아! 비오는 날은 거리가 더 처량맞고 더 구질구질해 보이는가 봅니다.

탕커에 내리자 이처럼 황량한 마을에 과연 무엇이 있을까 ...?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끝에 있는 이 숙소를 발견하고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2층 창 밖으로 넓고 푸른 초원이 보인다는게

 얼마나 신나는 일이던지요...

 

120원을 내고 무조건 이 창이 있는 방을 찜했습니다. 딱 하루만요...

(다음날은 30원짜리 방으로 옮겼습니다.)

 

침대에 누워 창밖의 초원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거리로 나가보니 이곳 장족들이

오토바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곳곳에서 오토바이의 굉음을 울리며 좁은 시내를 질주하는 그들은

정녕 왕년에 초원을 질주하며

말을 부리던 유목민의 피가 흐르는 

아빠장족의 후예들 입니다. 

 

 

 

 

날이 추워서인지 사람들은 모두 얼굴을 가린 채 다닙니다.

 

물론 여자들은 화려한 천을 두르는게

훨씬 아름답고 남자들도 그렇지만,

대개는 그네들도 유행이 있는지

요즘 새로나온 목도리는 좀 새련되 보이기까지 합니다. 

 

  

숙소로 돌아오다가

 장족들이 주로 머무는 건물에서

만도린을 연주하고 있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이 사진을 보니 우중충한  탕커의 공기를 가르던

음악이 들리는 듯 합니다.

 

그 소리는 애절한 듯 하기도 하고 속삭이는듯 하기도 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내내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이들의 음악에 마음이 끌려

결국은 장족노래가 담긴 DVD를 샀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가끔씩 이 노래들을 들으면

과거의 시간 너머에 있는 그들의 거리를 걷는 듯한 

행복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랑무쓰는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사천성 북쪽 경계에 있는 랑무쓰는 티벳절입니다.

이곳이 아름다운 이유는 창가에 화분을 놓아 예쁘게 꾸민

장족들의 집 때문인가 봅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산과 강을 끼고 있어 더욱 평화롭고 한가해 보입니다.

절 아래 마을에는 병원도 있구요...

 

 하얀 탑 뒤로는 탕커대도 보이네요.

이곳 랑무쓰는 절 말고 더 눈에 띄는 곳이 있는데 청진사 입니다.

물론 이슬람사원이구요...

 

이곳 랑무쓰는 이슬람과 티벳불교가 잘 어우러져 있는 곳이랍니다.

저는 이곳을 여행하는 중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게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래서 종교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이곳 사람들처럼 서로 다른 종교끼리 사이좋게 공존하는건 불가능한 일일까요?

 

이곳 랑무쓰의 전경이 가장 잘 보이는 언덕에 올라갔더니

순례자 한분이 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기도를 방해하는것 같아 좀 미안했지만

그 순수한 모습에 반해 그만 카메라에 담고말았네요.

 

 

 

라마승중엔 이렇게 악기를 맡아 연습을 하는경우도 있는데

여기가 절의 꼭대기다 보니까 이 악기소리가 온 사방에서 다 들리더군요.

부~~아~`앙

 

 

  

그러나 이곳 랑무스의 平和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들은 이 아이들입니다.

개울에 옹기종기 모여 송사리 잡기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은

종교나 빈곤이나 권력 그 무엇들로 부터도 자유로운 진정,

人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오후시간이 비었습니다.

                                                하루 중 낮에 자유를 얻는 일이 金처럼 귀하지만

                                                   오늘은 금처럼 귀한 오후의 몇 시간을 얻었습니다.

 

잠깐 동안 행선지를 고민하다가

오래전에 다녀 온 언덕위의 바다 라는 재즈카페를 떠올렸습니다.

작은 窓이 유난히 예쁘고 그 뒤로 푸른 바다가 보이는 곳입니다.

 

 

 

 

 

 

 카페의 내부도 그렇지만 밖에서 보는 언덕위의 바다도  참 아름답습니다. 주인이 직접 인테리어를 하셨다고 하구요

 이국적인 분위기는 아마도 주인장께서 여행을 즐겨하시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언덕위의 바다 카페의 내부 모습입니다. 

 

 

 

 

 

 

 

 

  

 

 

 

여기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입니다.

아주 작은 窓이 있고 날씨가 좋은 날은 파아란 바다가 窓만큼 보이구요.

작아서 마음이 더 넓어지는, 그런 자리입니다.

 

제가 주문한 찻잔이 주인을 잃고 혼자 있네요.

이곳에서는 커피와 기타 등등의 茶를 마실 수 있는데

가격은 보통 5천원 내외입니다.

  

 

  

 

오늘은 날이 흐려서 파아란 바다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작은 창으로 보이는 파란 바다가 참으로 멋진 곳인데...

 

<가는 길>

강릉을 기점으로 속초로 가는 7번 국도에 있습니다.

주문진을 지나 휴휴암이라는 절이 있는데 바로 옆이랍니다.

 

 

지난 여름에 지나다 들렀는데

문을 닫았네요.

강릉으로 이사하셨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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