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4월 20일~4월 27일까지 발칸여행을 다녀왔다.

유럽은 초행이었다.

 

이후 코로나때문에 한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이사까지 복잡하게 얽혀

발칸을 까맣게 잊고 지냈다.

 

패키지여행은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있다.

낯선사람들과 함께 움직여야 하고

빽빽한 스케줄과 강행군도 감수해야 한다.

 

주는 대로 먹어야 함은 물론이다.

 

숙소는 대부분 좋았고

함께 한 일행들과

가이드도 무던했다.

 

늦었지만 발칸 여행 동영상을 이제야 만들었다.

사진과 영상을 고르며

잊었던 장면들이 생각나 즐거웠다.

 

차차 조금씩 정리하며 올리기로 하고

일단 동영상부터 시작해 보자!

 

 

발칸여행 #1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블레드와 보히니 호수, 플리트비체 자연유산 등 - YouTube

 

 

이스탄불을 다녀와서 한 달이 훌쩍 지났다.

그사이 이사하느라,

더위와 씨름하느라,

사진정리를 미루고 있다가

이제야 동영상 3편까지 마무리하게 됐다.

 

 

여행은,

준비할 때도 가슴이 뛰지만

여행 중 뜻밖의 장면과 마주칠 때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을 때도

가슴이 뛴다.

 

 

나의 여행사진 중에는 다수의 인물사진이 포함되어 있다.

 

사진 속에 불특정 인물을 넣는 일은

경우에 따라 많이 무례하고 폭력적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튀르키예인들은

사진에 매우 호의적이었다.

 

때문에 영상에 등장한 인물들은

최소한 눈빛으로라도 허락을 받았음을

미리 알려둔다.

 

*혹여 내 카메라의 시선이 불쾌하다면 

언제든 충분히 사과하고 싶다.

 

하지만 혹시라도

나의 애정 어린 시선이 사진 찍기 능력의 부족함으로 인해

그들의 아름다움을 미처 담지 못해서 일어나는 불쾌함이라면

어쩌나.... 싶다.

 

아무튼 아름답고 즐거웠던 튀르키예 이스탄불 여행을

기억에 오래 담아두고 싶어 사진도 정리하고

영상도 만들고 보니

여름더위도 한풀 꺾인

8월 말이 되었다.

 

시간은 마치 유수와 같다.

 

더 늦기 전에 세상의 아름다움을 많이 보고

많이 사랑하고 싶다.

 

다음은 지난번 고양이 동영상과

흑백사진 동영상에 이어 만든 컬러 동영상이다.

 

Istanbul 여행 2023, 과거와 현재의 조우 #3 - YouTube

 

 

 

 

2023년 8월 17일

 

경주 황성 공원에 맥문동이 피었다고 해서 

길을 떠났다.

 

7시쯤 도착했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더니

제법 쏟아진다.

 

 

빛 내림 속의 맥문동을 기대했건만....

좀 실망스럽다.

 

하지만,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황톳길을 맨발로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맥문동에 빗방울 떨어지는 걸 볼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오히려 기대가 됐다.

 

사진이야 어차피 실력이 미천하니 늘 제자리를 맴돌 것이고

생각지도 못한 빗줄기에

무덥던 날씨마저 싱그럽고 시원해져

오히려 좋다.

 

조금 뒤,

우산을 톡톡 두드리는 리드미컬한 빗방울 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 한쪽 구석이 조금씩

간질간질해지기 시작했다.

 

아, 참 좋다.

 

 

 

 

 

 

 

성하의 계절,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

 

그런데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피는 꽃이 있다.

 

맥문동이다.

 

강릉 학산 시골집을 수리하고 묵은 돌담을 새로 예쁘게 쌓아 돌담을 배경으로 '뭘 심을까?' 하고 행복한 고민을 할 즈음,

옆집 수리를 위해 드나들던 조경사가 돌담 주위로 맥문동을 심으라고 권했다.

 

맥문동?

 

가만 생각해 보니 여름에 피는 꽃이 드믄대 맥문동 보랏빛꽃은 정말 예쁘겠다 싶었다. 돌담 주변은 습하고 자꾸 잡초가 올라와 골치였는데 멀칭도 되고 꽃도 예쁘니 금상첨화.

 

마침 집 근처 관동대 화단에 해묵은 맥문동이 검은 씨앗을 주렁주렁 달고 있어 눈여겨보고 있었고 소문을 들은 착한 동료들의 도움으로 두 봉지의 씨앗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 해 봄의 기운이 어른거리는 2월, 돌담과 집 경계 부분에 심었더니 발아율도 100%에 가깝고 어찌나 잘 자라던지. 지금도 집 주변에 목을 길게 빼고 피어난 보랏빛 맥문동이 눈에 선하다.

 

아무튼 여름,

 

이 더위에 밖을 나가기는 어렵지만

맥문동 꽃을 보며 

여름을 달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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