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성 민족촌에서 만난 이족 소녀.

 

벌써 10 여년이 지났으니

지금쯤 아기 엄마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운남 민족촌은 쿤밍에 있으며

여러 소수민족의 생활상과 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민속촌과 비슷한 곳으로

각 소수민족의 전통마을을 재현해 놓았다.

 

 

 

 

 

 

 

 

 

 

빠사 마을을 생각하면 여러가지가 떠오른다.

한국사람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던,

그러나 그러지않아도 비좁은 트럭의 좌석을 내어주신 아저씨.

 

변발이 일상화 된 남자들.

 

버스에서 다음에 중국에 오면 꼭 전화하라고

전화번호를 꾹꾹 눌러서 써주던 학생.

 

어두컴컴한 저녁의 무서움과 끊어진 버스.

 

아이들에게 모리화를 불러주며 잘보이려했던

어설픈 여행자.

 

 

그 빠사마을이 생각난다.

 

이젠 상업화되어 입장료를 받는 곳.

그들의 삶이 상품이 되어 버린곳.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 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잎새가 한층 달빛에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앞장 선 허세원의 이야기 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실히 안 들렸으나....... 

 

<이하 중략>

 

 

나귀가 걷기 시작하였을 때,

동이의 채찍은 왼손에 있었다.

 

오랫동안 아둑시니 같이 눈이 어둡던 허생원도

요번만은 동이의 왼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걸음도 해깝고(가볍고) 방울소리가 밤 벌판에 청청하게 울렸다.

달이 어지간히 기울었다.

 

 

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1936년 조광(朝光)지 제12호에 발표된 한국 현대 단편소설이다. 떠돌이 장돌뱅이의 삶의 애환 속에 펼쳐지는 인간 본연의 근원적인 애정이

굵은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하얀 메밀밭의 서정과 함께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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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TV와 별로 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는 기존의 다른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탄탄한 극본과 등장하는 인물과 배역들의 열연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하여,

지난 여름 경주를 찾았다.

한여름의  태양이 아침부터 이글거렸지만

 작정하고 선덕여왕릉을 찾았다.

 

여왕의 무덤은 경주 낭산(狼山)에 있다.

이미 경주의 거대한 왕릉을 보았던 터라

더 소박해 보이기까지 한 여왕의 릉은 소나무숲길을  따라 난 길을

운치있게 걷다보니 금방 도착해 오히려 아쉬웠다.

 

여왕의 릉보다 릉을 둘러싸고 있는 솔숲이 어찌나 좋았던지

땀을 식혀주는 서늘함과 구불구불한 줄기하며

발밑을 간지르는 부드러운 흙의 감촉이

마냥 이곳에 머무르고 싶은 충동을 갖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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