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가 제법 왔기에 때를 놓칠세라

원주친구에게 쑥캐러 가자고 했다.

 

바람이 제법 차서 단단히 무장을 하고

큰 플라스틱통에 비닐과 칼을 챙겨 칠봉체육공원으로 갔다.

 

근처강변과 매호리(이름도 너무 고운) 주변 강둑엔

아까운 벚꽃이 미친 듯 떨어지고

 

주민들이 강둑에 가로수처럼 심은 복숭아꽃은

이제 막 절정이다.

 

꽃구경하며 걷다 보니

발아래엔 

연하디 연한 쑥들이 고개를 막 내밀고 있었다.

 

두 시간 만에 봉지를 가득 채운 후

우리는

작년에 잠깐 보았던 돌집을 향해 걸었다.

 

마침 돌집-석화(돌그림)- 주인은 반겨맞으며

흔쾌히 들어오라고 권한다.

 

씩씩한 여장부 같은 주인은

내 권유에 따라

친구와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재능도 교환하기로 했다.

 

*주인은 돌그림을,

*친구는 한복을 잘 만든다.

 

신나서 집을 둘러보고

따뜻하게 타준 쌍화차를 맛있게 먹으며

석화에 대해 잠깐 얘기를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으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마을 구경을 마치고 친구와 점심을 먹으러 

지난번에 갔던 '서원식당'을 갔더니

맙소사 휴무일이다.

 

 

하지만,

마침 오다가 발견한 소소반은

오히려

좋았다.

 

한쪽 절벽과 산은 계곡을 끼고 있어

창밖풍경도 좋았고,

 

멋진 도자기와 그림들,

전시된 밥솥까지.

 

음식값은 좀 비싼 편이나

그 값을 한다고 할까?

손님과 함께 와도 손색이 없을 듯싶다.

 

 

우리는 두부전골을 시켰는데

둘 다 소식좌라 조금씩 남겼다. ㅎㅎ

 

즐거운 봄소풍이었다.

 

 

 

천주산 진달래 산행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 전에 잠깐

근처에 있는 'santa'에 들렀다.

 

지은 지 얼마 안 되었는지 내부도 깨끗하고

인테리어는 모던했다.

 

피곤한 터라 달콤한 걸 먹고 싶어 쑥라테와 크루아상을 주문했다.

 

 

쑥향이 넘치도록 풍기는 달콤한 라테는 

내 취향저격!

 

높은 천장과 환하고 깨끗한 분위기,

큼직한 식물의 어우러짐.

 

천주산을 간다면 한번 들러도 좋을 듯싶다.

 

 

 

 

천주산  용지봉 등산

 

일시 : 2023.4.3

주차 : 달천계곡 주차장(협소), 무료

경로 : 달천계곡 주차장- 약수터- 용지봉 정상-원점회귀

거리 : 약 2km(편도)

높이 : 638.8m

 

 

 

가만히 있으려 해도 곳곳에서 꽃얘기가 그치질 않는다.

날씨마저 이상해서 온 사방의 꽃들이 일제히

이때닷! 하고 피어나니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일찍 잠이 깼다는 이유로

이미 작년에 여수 영취산 진달래를 봤건만

후다닥 빛의 속도로 준비하고

먼 길을 떠나 천주산에 도착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오늘,

천주산 진달래는 만개하고 절정에 이르렀다.

 

산기슭 한쪽이 모두 아름드리 진달래로 들어찬 숲은 

온통 붉어서 눈이 아리다.

 

어디라 할 것 없이 온통 붉은색 천지인 천주산은

영취산 보다 규모는 작지만

장관이었다.

 

나는 철쭉보다 진달래를 더 좋아하고

진달래보다 '참꽃'이라 호명하길 더 좋아한다.

 

아버지는 마당 한 귀퉁이에 화분에 담긴 진달래를 매우 귀히 여기셨고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봄이면 온 집안을 환하게 물들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덩치가 커진 진달래를 관리하기 어렵게 되어

엄마는 아쉽지만,

평소 탐내던 지인의 집으로 이사를 보냈다.

 

나도 텃밭 3년 차에 나의 진달래를 사다가 

식목일에 식수할 정도로 진달래를 좋아했다.

 

 

 

 

 

 

 

 

 

 

 

 

 

 

 

 

 

 

 

 

 

 

바야흐로 진달래가 폈다.

정말 봄이다.

 

 

파슈파티나트(Pashupatinath) 사원은 바그마티 강변에 있는 힌두사원으로

힌두교인들의 화장터이기도 하다.

 

도착하니 벌써 화장의식이 열리고 있어서

차마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망원으로 한 생을 마감한 사자와

그 가족들의 슬픔을 고스란히 느끼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삶과 죽음의 현장이 곧 지금 나의 현재이기도 하다는 마음.

또 죽음을 배운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사진을 찍기로 했다.

 

얼마 못 가 나는 슬픔에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이 쏟아졌다.

예전 티베트의 조장을 보며 느꼈던 죽음과 허무가

나를 괴롭혔다.

 

지금도 사진을 보면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기억난다.

 

어제 철학자 강신주의 강연을 듣다가

강의 도중 나오는 공(空)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와는

조금 다른 감정이다.

 

空을 생각하다가 또 눈물이 나왔다.

 

 

 

 

스와얌부나트 (Swayambhunath) 사원은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중의 하나로

라마교 성지이기도 하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수행자 , 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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